쯔양에 돈 뜯은 구제역도 벼른다…우려했던 '재판소원' 부작용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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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서 확정된 재판도 한 번 더 사법적 판단을 받을 수 있게 한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되면서 예상했던 부작용들이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건 종결이 지연되면서 피해자 불안이 연장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고 비리 국회의원이 재판소원을 청구해 임기 연장을 꾀하려는 사례도 나왔다.
비리 국회의원이 재판소원 청구를 임기 연장을 시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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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서 확정된 재판도 한 번 더 사법적 판단을 받을 수 있게 한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되면서 예상했던 부작용들이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건 종결이 지연되면서 피해자 불안이 연장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고 비리 국회의원이 재판소원을 청구해 임기 연장을 꾀하려는 사례도 나왔다.
16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재판소원 제도 시행 4일 만인 이날까지 헌재에 접수된 재판소원 사건은 44건이다. 장모를 폭행해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 성추행으로 벌금형이 확정된 사건 등이 포함됐다. 유명 유튜버 쯔양의 사생활 의혹을 폭로하겠다며 수천만원을 뜯어내 징역 3년 실형이 확정된 유튜버 구제역이 재판소원을 예고하기도 했다.
헌재가 재판소원 청구를 인용하면 해당 판결은 취소돼 다시 법원으로 돌아간다. 재판소원 청구만으로 판결의 효력이 멈춰지는 것은 아니지만 헌재가 별도 가처분을 받아들이면 효력도 정지할 수 있다. 3심까지 거치며 수년간 진행된 사건이 다시 헌재로 넘어가면서 장기화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이에 법조계는 재판소원이 권리구제 수단이면서 동시에 재판 지연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비리 국회의원이 재판소원 청구를 임기 연장을 시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지난 12일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 확정 판결을 받은 뒤 재판소원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 법조인은 "피해자에게 확정판결은 단순한 절차 종료가 아니라 '이제는 끝났다'는 안전 신호"라며 "이제부턴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와도 가해자와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에 시간과 비용을 더 감당할 수 있는 쪽이 유리해지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어떻게 한 번이라도 구제받아야겠다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서 변호사 비용을 낼 여력이 되는 사람들이 재판소원을 청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가 접수를 받을 수 있는 재판소원은 제한이 따른다. 헌재 결정 취지에 반하는 재판, 적법절차를 어긴 재판, 헌법과 법률을 명백히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재판만 대상이 된다. 청구 기간도 판결 확정 후 30일로 제한된다. 인용 가능성은 더욱 낮다. 독일의 재판소원 인용률은 0%대다.
그렇지만 재판소원은 대폭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헌재는 재판소원이 연 1만~1만5000건 접수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미 로펌 업계도 새로운 시장이 커진다고 보고 TF(태스크포스)를 꾸리며 분주한 모습이다.
김대환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판소원제 시행 하루 이틀 만에 30건 이상의 사건이 접수되는 걸 보면 앞으로도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며 "헌재에서 심리 기간을 정해놨더라도 강행 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사건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사전심사 문턱을 높여 심리할 이유가 명백히 없는 청구는 신속히 걸러내고, 형사 사건의 경우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 후속 절차 진행을 투명히 공개하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이견이 나온다. 급증하는 사건들을 헌재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사전심사를 담당할 연구관 등을 증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이혜수 기자 esc@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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