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비위 발생 농아인협회에 예산 3억원 ‘지급보류’

이승덕 기자 2026. 3. 1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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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간부 3000만원 선물 등 23건 적발…수사의뢰·처분조치 진행중
[의학신문·일간보사=이승덕 기자]고위간부의 비위행위 등 문제가 발생한 농아인협회에 국고보조예산 3억원이 지급 보류된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한국농아인협회에 대한 특정감사 및 중앙수어통역센터 위탁사업을 점검해 총 23건(농아인협회 17건, 중앙수어통역센터 6건)의 부적절한 사항을 발견하고 기관경고 13건, 시정 9건, 통보 16건 등 49건의 처분을 시행했다.

복지부가 지난해 특정감사를 진행한 결과, 농아인협회가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장애인생활체육회 관련 행사 등에 수어통역사의 참여 금지를 지시해 장애인의 의사소통 지원을 방해한 사실, 협회 예산으로 고위간부에게 약 3000만원 상당의 고가 선물 제공을 한 사실, 세계농아인대회의 불투명한 예산 운용 등을 확인했다.

이에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및 형법 위반 등 범죄혐의가 의심돼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수사결과에 따라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임원의 결격사유 해당 여부, 한국농아인협회에 재발방지 및 개선계획 요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수사의뢰한 사항과 별도로 △이사회 운영 △외유성 해외여행 △간부의 업무배제 결정 불이행 △직책보조비 초과 지급 △지역협회에 고용장려금 자의적 분배 등에 대해서도 처분요구가 이뤄졌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2020년부터 3건(2020년 11월, 12월, 2021년 1월)의 이사회에서 일부 이사에게 소집통지를 하지 않아 유효한 의결이 아니라고 판단됐으며, 2024년 1월에 개최한 2건의 이사회에서는 무효인 선거관리규정에 근거에 당선된 적법한 자격 없는 이사들이 참석했다.

이에 복지부는 기관경고 조치를 하는 한편, 관련자 조사 및 상벌위원회 개최, 효력이 문제된 의결사항에 대한 조치계획을 마련하도록 했다.

현지 장애인 단체와 교류활동 없는 외유성 해외여행도 지적됐다. 농아인협회는 세계농아인협회 운영예산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한 예비비를 태국 치앙마이 여행(2023년 10~11월)에 사용했으며, 이는 현지 장애인 단체와 교류 활동 없이 관광지 방문으로만 구성돼 있었던 것이다.

외유성 해외여행에 대해서는 의사결정 과정 경위 조사, 결재권자에 대해 상벌위원회 개최, 부적정하게 집행된 여행 관련 비용을 참가자들에게 환수할 것을 통보했다.

또한 복지부는 성 비위 의혹으로 업무배제된 간부가 해당 기간 중에 21건의 전자문서를 결재한 사실을 확인해 관계자 징계 조치 통보 및 협회의 상벌위원회를 통한 조치계획을 마련하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2023년 4월부터 1년간 임원(상임이사)에 대한 직책보조비를 정당한 근거 없이 300만원으로 임의 인상(내규상 150만원)해 지급하고, 약 2년간(2024년 4월 ~ 2025년 6월) 지급대상이 아닌 중앙수어통역센터장에게 보조비를 지급하는 등 초과 책정된 직책 보조비 4300만원을 환수하도록 했다.

외유성 해외여행 · 성 비위 간부 업무 계속…개선의지 없으면 '설립허가 취소' 검토

그외에도 농아인협회가 장애인고용장려금을 산하 지역 협회에 배분하는 과정에서도 명확한 기준 없이 일부 지역협회에 금액 일부를 소송비용 명분으로 공제하거나 지급을 보류한 사실을 확인해 기관경고 처분이 내려지기도 했다.

복지부는 농아인협회의 사회적 물의가 발생한 이후에도 협회의 자체적인 개선 노력이 매우 부족하고, 임원의 성폭행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는 등 협회가 농아인의 권익 증진 등 설립취지와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다고 볼 수 없어 목적사업 수행을 위한 2026년 국고보조예산 지원(약 3억원)을 보류했다.

협회가 특정감사를 통한 처분요구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거나 개선요구에 불응하는 경우 국고보조사업 예산 지급 보류 뿐만 아니라, 정부 보조사업 제한 등의 추가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협회 개선의지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에는 중앙수어통역센터 업무위탁계약 조기 종료, 한국농아인협회 설립허가 취소 가능성 등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농아인협회가 공익신고자에게 제보를 이유로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조건 차별 등 부당한 조치를 취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해당 행위의 원상회복 및 관련자 징계요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 공익신고자를 철저히 보호한다. 

복지부는 "장애인단체 운영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직원의 이해충돌, 공정한 선거관리, 성희롱·성폭행 대응 등의 문제에 대해 장애계, 관계부처, 외부 전문가 등과 단체운영 지침마련 TF를 구성해 상반기까지 장애인단체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할 수 있도록 운영 지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