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2020년 호르무즈 해협에 들어갔었다? [트럼프 군함 요구 Q&A]
군함 파견 요구한 트럼프
혼돈에 빠진 명분 없는 전쟁
유엔 안보리 승인조차 없어
파병 경험 있는 청해부대 거론
6년 전 파병과 지금 상황 달라
사실상 전쟁 개입 의미해
#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다. 한편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전황이 혼란스럽다. 국제 유가도 심상치 않다. 이란이 세계 물동량 2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탓에 국제 유가는 100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다.
# 그러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ㆍ프랑스ㆍ일본ㆍ한국ㆍ영국 등 주요국에 군함 파견을 요청하고 나섰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함께 지키자는 건데, 과연 타당한 요구일까. 미-이란 전쟁과 트럼트 대통령의 군함 파견 논란을 Q&A로 정리했다.
![한국이 파병 요청에 불응할 경우, 미국이 관세 보복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사진 | 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6/thescoop1/20260316114140660wfjr.jpg)
미-이란 전쟁의 장기화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 건 역시 국제 유가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다. 브렌트유는 16일 오전 10시께(한국 시간) 102.86달러를 기록하며 배럴당 100달러대를 웃돌고 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95달러대를 넘나들고 있다. WTI는 미국의 하르그섬 공격 소식에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넘기도 했다.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돌입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개방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이라며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등 국가들이 군함을 파견해 이란의 위협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해방시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글로벌 원유 해상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확보를 명분으로 사실상 군대 파견을 요구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州에서 워싱턴DC로 복귀하는 전용기 안에서도 확고한 입장을 내비쳤다. '어떤 국가가 참여하겠다고 했는가'란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말할 수 없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국가도 있고, 관여를 꺼린 국가도 있다"면서 말을 이었다.
"(우리가 그들의) 지원을 받든 받지 않든, 이건 말할 수 있다. 내가 그들에게도 전했는데 우리는 (참여 여부를) 기억할 것이다." 파병을 요구한 국가들에 압박 메시지를 던진 게 분명해 보인다.
Q. 트럼프 요구 들어야 하나 =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들어줘야 할까. 국제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선을 긋는다. 무엇보다 이번 전쟁은 미 의회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이뤄진 군사작전이었다. 미 야당인 민주당은 미 의회만 갖고 있는 '전쟁 선포 권한'을 따르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은 '불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당연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도 받지 않았다. 트럼프 옹호론자들은 "2003년 사담 후세인 통치 하에 있던 이라크에 군사작전을 개시할 때도 유엔 안보리 승인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자료 | 뉴욕상업거래소, 사진 | 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6/thescoop1/20260316114141933swno.jpg)
Q. 청해부대 호르무즈 해협에 들어간 적 있나=그러자 반론도 나온다. 과거 미국의 요구에 응해 아덴만에서 활동 중인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에 파견한 전례가 있다는 게 근거다. 하지만 당시 우리 정부의 움직임을 '미국의 요청에 부응한 파병'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때 상황을 복기하면 다음과 같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19년 미국은 한국, 일본 등에 미 주도의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이른바 '호르무즈 호위 연합'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미군이 이란의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제거하면서 미국-이란 간 긴장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한 우리 정부는 호위 연합에 동참하는 대신, 독자적인 방식을 택했다. 2020년 1월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인근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해 해협을 오가는 한국민과 선박을 보호하는 방어적 임무에만 집중했다.
이런 측면에서 '청해부대가 호르무즈 해협 안으로 직접 진입해 적극적으로 작전을 수행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더군다나 지금 상황은 6년 전과 180도 다르다. 과거에는 '자국민 보호'라는 명분 아래 제한적인 임무만 수행하는 것이 가능했던 반면, 지금은 분쟁의 한가운데로 군함을 직접 보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미국-이란 전쟁에 참여하는 셈인데, 그러면 청해부대 임무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국회의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
Q. 호르무즈 해협 안전 담보할 수 있나=미국이 힘의 논리로 '청해부대 파견'을 압박하면 우리 정부가 따져봐야 할 건 또 있다. 안전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수로가 좁아 공격에 매우 취약하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가장 좁은 곳은 폭이 34㎞인데, 수심이 얕고 암초가 많아 약 10㎞ 구간만 실제 항로로 활용한다. 양방향 통로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3㎞에 지나지 않는다. 평균 너비가 1.2㎞인 한강과 비교했을 때 2.5배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이 지역에서 집중 공격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은 현재 폭이 가장 좁은 곳 기준 21마일(약 34㎞)에 불과한 이 해협 내부에 군함을 보내는 것을 보류하고 있다"며 "이 지역이 '킬 박스(kill boxㆍ집중 공격 구역)'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한국이 이 작전에 참여한다면 이란의 적국으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위험 부담도 있다.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 이런 위험은 장기적인 경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한국 정부에 군함 파견을 요청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있는 '청해부대'의 파병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사진 | 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6/thescoop1/20260316114143289glmd.jpg)
참여연대는 15일 성명을 내고 "미국의 이란 공격이 국제법상 침략 범죄"라면서 "한국이 대 이란 군사행동에 동참하는 것은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우리 헌법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궁극적인 수순은 명분 없는 파병 요구를 '거절'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한편에선 파병을 거절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인상 등 보복성 압박을 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최근 한국 등 16개국을 대상으로 미국의 무역 보복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조항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한 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경제 논리인 관세 문제와 국민의 생명이 직결된 전쟁 개입을 맞바꾸거나 연결 지을 수는 없다. '군함 파견'이란 트럼프의 요구가 현실화하면 이재명 정부는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Copyright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