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보험업권 국민성장펀드 ‘찐참여’ 전제조건

박성준 2026. 3. 1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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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위원회가 한국산업은행·금융감독원과 함께 국내 주요 보험사 14개사의 자산운용 담당 임원을 불러 모았다.

금융당국은 이날 간담회에서 보험업권이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에 40조원, 그중 약 8조원을 국민성장펀드에 투자할 계획이라면서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소개했다.

다른 보험사 임원은 "국채보다 좋으면서 만기도 길어야 투자 유인이 생긴다"고 했지만,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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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위원회가 한국산업은행·금융감독원과 함께 국내 주요 보험사 14개사의 자산운용 담당 임원을 불러 모았다. 생명보험·손해보험협회, 보험연구원까지 총출동한 이 자리는 국민성장펀드 참여를 안내하는 간담회였다. 향후 펀드의 운용 계획과 참여 방법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첨단전략산업 지원이라는 정책 방향도 소개됐다.

그런데 약 한 시간의 간담회 대부분은 금융위와 산은 측의 설명으로 채워졌다. 보험사 임원들이 대거 참석하기는 했으나 질의응답에서 입을 연 임원은 소수에 불과했다. 그리고 몇 안 되는 보험업권 발언의 첫 마디는 “정책적 지원 없이는 힘들다”였다.

금융당국은 이날 간담회에서 보험업권이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에 40조원, 그중 약 8조원을 국민성장펀드에 투자할 계획이라면서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소개했다. 데이터센터·신재생에너지 등 인프라 투융자와 첨단기술산업 간접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간담회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는 사뭇 달랐다. 한 보험사 임원은 현행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체계에서 지분(에쿼티) 투자에 따른 자본 부담이 과중해 사실상 투자 여력이 제한된다고 토로했다. 간접투자 방식 역시 블라인드 펀드 형태로는 현실적으로 참여하기 어렵다는 점도 짚었다. 어떤 프로젝트에 자금이 들어가는지 특정할 수 없으면 내부 심의에서 승인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대출(융자)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수익성에 대한 의문도 여전했다. 다른 보험사 임원은 “국채보다 좋으면서 만기도 길어야 투자 유인이 생긴다”고 했지만,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지 않았다. 보험업법이 요구하는 수익성·유동성·안정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보험사의 현실과,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투자 조건 사이 간극이 적지 않아 보였다.

보험업권이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에 호응하면서도 현장에서는 규제 제약을 호소하는 모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보험개혁회의를 마무리할 때도 업계 관계자들은 “당국이 업권과 직접 만나 소통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건전성 규제 강화에 따른 재무 부담을 토로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규제 완화를 예고해도 구체적인 시기와 수준이 따라오지 않으면 현업에서는 움직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반복된다.

금융당국은 이번에도 위험계수 조정과 자산·부채 현금흐름 매칭 조정 활성화 등을 예고하며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현장 애로를 함께 해결하겠다”고 강조한다. 보험사들은 이런 당국의 외침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화답하지만 당장 킥스 비율 부담, 불확실한 투자 대상·수익률 구조 등의 문제가 남아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보험업권의 화답은 진심 어린 대답이 아닌 비틀어진 팔에 따른 응답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보험업권의 장기 자본이 실제 첨단 산업으로 흘러가게 하려면, 간담회장에서 나온 솔직한 목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이는 것이 순서이지 않을까.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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