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오락가락’ 제주 제2공항 3인방의 속내
전략적 모호성 불가 셈법 제각각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경선을 앞두고 지역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이 부각되면서 이에 대응한 각 후보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주 제2공항 범도민 추진위원회가 최근 조속한 사업 추진을 도지사 후보들에게 제안하면서 각 캠프마다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오영훈 지사와 문대림, 위성곤 국회의원은 모두 서귀포시 출신이다. 이에 2015년 제2공항 후보지로 서귀포시 성산읍이 발표되자 세 후보들 모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문 의원의 경우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서귀포시 신공항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오 지사도 당시 신공항 건설에 원칙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혔다.
2015년 11월 제2공항 후보지 발표 직후에도 이 같은 의견에는 변함이 없었다. 인프라 확충 측면에서 이들 모두 정치인 신분으로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후 반대대책위원회가 꾸려지고 입지 타당성과 환경훼손 등의 논란이 불거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세 후보들도 각자의 위치에 따라 노선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오 지사는 후보지 발표 직후 조속한 사업 추진을 강조했지만 2016년 국회의원 당선 이후 말을 아꼈다. 2021년 지방선거를 앞둬서는 정석비행장을 대체 후보지로 제시하기도 했다.
2022년 제주도지사 당선된 후에는 도민의 자기 결정권을 강조했다. 지난해 2월 서귀포시민과의 대화에서는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진전"이라며 찬성 입장을 내비쳤다.
문 의원은 2012년 총선에서 서귀포 신공항 유치를 내걸었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전면 재검토로 입장을 선회했다. 2022년 총선에서는 공론화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주민투표에 대한 경쟁 후보들의 입장 발표를 요구하며 선공에 나섰다. 문 의원의 지역구인 제주시갑은 접근성을 이유로 제2공항 반대 여론이 상대적으로 높다.
위 의원의 경우 2016년 초선 국회의원 당선 시절 제2공항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후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공군기지화 문제를 거론하며 신중론으로 서서히 무게추를 옮겼다.
이후에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다. 반면 3선 도전을 앞둔 2023년 공개적으로 필요성을 언급하고 이듬해 총선 출마회견 때 찬성 입장을 명확히 했다.
세 후보 모두 정치적 이해 관계와 여론에 따라 미묘하게 입장을 달리해 왔다. 이 과정에서 찬반 양측으로부터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는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 후보를 향한 각 단체의 질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에 따른 해법은 제각각이다. 오 지사는 도민 선택권을 강조하지만 정작 주민투표에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반대로 문 의원은 도민들의 자기결정권 차원에서 주민투표를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10년 넘게 이어진 소모적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위 의원은 도지사가 독단적으로 결정한 사안이 아니라며 사회적 합의를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다. 방식에 대해서는 주민투표와 공론조사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있다.
제주 제2공항은 성산읍 일대 551만㎡ 부지에 5조4500억원을 투입하는 국책사업이다. 2024년 9월 기본계획이 고시되고 현재 기본설계와 환경영향평가 용역 절차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