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로는 좁고 사다리로 탈출”... BTS 공연 앞두고 ‘캡슐 호텔’ 안전 비상

권오은 기자 2026. 3. 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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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서울 공연을 앞두고 해외 팬 등 26만 명의 방문이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 도심의 캡슐형 숙박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치는 사고가 났다.

좁은 복도와 2층 캡슐 구조 등으로 화재에 취약하지만, 일반 숙박시설로 분류돼 소방 규제는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캡슐형 숙박시설이 일반 숙박시설로 등록되는 경우가 많아 소방 설비 기준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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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서울 공연을 앞두고 해외 팬 등 26만 명의 방문이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 도심의 캡슐형 숙박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치는 사고가 났다. 좁은 복도와 2층 캡슐 구조 등으로 화재에 취약하지만, 일반 숙박시설로 분류돼 소방 규제는 상대적으로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자기기 사용 많고 인원 밀집... 안전 취약

16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6시 10분쯤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캡슐 호텔에서 불이 나 투숙객 등 10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50대 일본인 여성은 의식 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캡슐호텔에서 전날 화재사고가 발생, 경찰과 소방당국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캡슐형 숙박 시설은 한 사람이 누울 수 있는 침대를 벌집처럼 쌓아 배치한 구조다. 1박 숙박료가 3만~5만원 수준으로 비교적 저렴해 배낭여행객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서울 도심에도 이런 시설이 잇따라 생기며 외국인 숙박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문제는 구조 자체가 화재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수용 인원에 비해 복도가 좁은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불이 난 호텔의 경우 최대 수용 인원이 66명인데 복도 폭은 약 1m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구조의 고시원은 복도 폭을 최소 1.2m 이상 확보하도록 규정돼 있다.

가연성 물질이 많은 것도 위험 요인이다. 목재 가구와 침구류, 이불 등이 밀집해 있어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가 빠르게 퍼지고 시야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또 ▲휴대전화 충전기 등 전자기기 사용이 많은 점 ▲캡슐이 2층 구조로 돼 있어 상단 투숙객은 사다리를 이용해 내려와야 하는 점 ▲화재 경보 장치가 없거나 암막 커튼을 사용할 경우 화재 상황을 뒤늦게 인지할 수 있는 점 등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4일 불이 난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캡슐 호텔 내부 구조. /홈페이지 캡처

◇캡슐 호텔, 집중 점검... “안전 기준 강화해야”

캡슐형 숙박시설이 일반 숙박시설로 등록되는 경우가 많아 소방 설비 기준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것도 문제다. 이번에 불이 난 호텔 역시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부터는 층수와 관계없이 면적 600㎡(약 181.5평) 이상 숙박시설에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법 시행 이전에 지어진 건물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서울 시내 캡슐 호텔 10곳을 조사한 결과 이 중 2곳은 법 개정 이전부터 운영돼 온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캡슐형 숙박시설의 특수성을 고려한 별도의 안전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태헌 경북도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번 화재가 출입구 인근에서 발생했더라면 더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고시원이나 산후조리원처럼 캡슐 호텔에도 스프링클러와 화재 감지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서울 광화문광장 공연을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늘면서 캡슐형 숙박시설 이용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소방청은 서울시 소재 주요 숙박시설 등 5481곳을 대상으로 이날부터 오는 19일까지 4일간 긴급 안전점검에 나선다. 특히 캡슐형 숙박시설 45곳은 이날 중으로 안전점검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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