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노리는 '특허괴물'…HBM 호황 속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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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특허권 보호 강화 기조가 이른바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의 소송 공세를 키우며 국내 반도체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함께 한국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특허 분쟁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한국 기업을 겨냥한 특허 소송의 상당수는 NPE가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재산처와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2024년 미국에서 제기된 국내 기업 관련 특허소송 97건 가운데 78건(80.4%)이 NPE 소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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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대응에 비용·시간 낭비…기업 경쟁력 약화 우려
![삼성전자의 HBM4. [출처=삼성전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6/552778-MxRVZOo/20260316105140956rszp.jpg)
미국의 특허권 보호 강화 기조가 이른바 '특허괴물'로 불리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의 소송 공세를 키우며 국내 반도체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함께 한국 기업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특허 분쟁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1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특허 분쟁에 휘말리고 있다. 연구개발(R&D)과 생산 확대에 집중해야 할 기업들이 소송 대응에 자원과 시간을 소모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신 보도에 의하면 최근 미국에서는 특허권자를 보호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특허괴물을 키우고 있다. 특히 무분별한 특허 소송을 억제하기 위해 2011년 도입된 특허무효심판(IPR) 제도의 활용이 어려워지고 있다.
IPR은 피소 기업이 특허심판원(PTAB)에서 특허 유효성을 신속히 다툴 수 있는 핵심 방어 수단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특허상표청(USPTO)이 IPR 신청을 재량으로 거절하는 사례가 늘면서 제도의 실효성이 약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정부는 특허권자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IPR 개시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내용의 정책 수정안을 제시했다. 해당 수정안은 무분별한 특허 소송 억제를 위한 IPR 제도의 신청 절차를 대폭 수정하고 신청 시기와 방법을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미국 현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정책 싱크탱크인 잭 켐프 재단의 아이크 브래넌 선임연구원은 최근 워싱턴타임즈 기고문에서 상무부가 USPTO에 제안한 특허 정책 변경안에 대해 "질 낮은 특허를 더 많이 보호하는 등 문제를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구글]](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6/552778-MxRVZOo/20260316125857572wfdx.png)
HBM 수요 급증으로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NPE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NPE는 직접 연구개발이나 제조를 하지 않고 특허를 매입·행사해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이다. 포괄적이거나 모호한 특허를 매입해 기업에 소송을 제기하거나 합의를 요구해 수익을 얻는다. NPE의 공격을 받은 피소 기업은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대응하다 결국 합의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특허관리법인 넷리스트와의 특허 분쟁에서 두 차례에 걸쳐 총 4억2115만달러 규모의 배심 평결을 받은 바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미국 NPE 모놀리식3D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3D 낸드 제품을 둘러싼 소송을 당했다. 모놀리식3D는 HBM2E와 HBM3, HBM3E 등 AI 반도체에 사용되는 메모리 제품을 겨냥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국 기업을 겨냥한 특허 소송의 상당수는 NPE가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재산처와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2024년 미국에서 제기된 국내 기업 관련 특허소송 97건 가운데 78건(80.4%)이 NPE 소송이었다.
특허 분쟁이 기업 경영의 주요 리스크로 부상하면서 소송 대응 비용 증가가 연구개발과 투자 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는 특허 분쟁 문제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국가 산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요한 시기 연구개발과 생산 확대에 투입돼야 할 자원이 특허 소송 대응에 소진될 수 있다"며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응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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