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모든 옵션 검토” 韓∙日 “신중” 中 “거부”…‘사실상 참전’ 딜레마
美에너지 장관 “호르무즈 통과 에너지 쓰려면 협력해야” 거듭 압박
19일 트럼프와 정상회담 앞둔 日, 자위대 파병까지 요구할수도 ‘부담’
英, 기뢰탐지 드론 파견 등 여러 선택지 검토
이란 “분쟁 확대 말라, 美와 협상할 생각 없어” 장기전 불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한국, 일본 등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지원할 군함 파견을 요청하면서 동맹국들이 일제히 고심에 빠졌다. 영국은 기뢰제거 드론 지원 등 가능한 선택지들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로이터]](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6/ned/20260316104304836xvhz.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에 일방적으로 호르무즈 통과 선박 호위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청한데 이어,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해당 국가들의 협력이 “논리적”이라며 이를 재차 압박했다. 영국은 이날 “모든 옵션을 검토하겠다”며 선택지가 열려있음을 시사했다. 한국과 일본은 신중한 입장인 가운데, 일본은 오는 19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다른 청구서가 더 날아들 가능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요구에 응한다면 사실상 참전이고, 거부한다면 향후 무역장벽 등으로 미국의 보복이 우려되는 우려되는 상황. 트럼프 대통령은 참여 거부 의사를 밝힌 중국을 향해 미중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 있다며 으름장까지 놨다.
라이트 장관은 이날 미 ABC방송 인터뷰에서 “세계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광범위한 연합이 해협을 다시 열고자 협력하는 것은 상당히 논리적인 일”이라며 5개국의 참여를 재차 압박했다.
그는 “전 세계 모든 국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에너지) 상품에 의존하고 있다. 그 목록의 가장 위에는 중국이 있고, 일본, 한국, 그리고 아시아 모든 국가가 있다”며 한중일 참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이란이 이 지역과 전 세계에서 군사력을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파괴하는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모든 군사 자산이,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다른 나라들의 군사 자산도 함께 해협을 다시 개방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우리의 초점은 이란의 군사 능력을 파괴하는 것이고, 여기에는 해협을 위협하는 데 특별히 사용되는 군사 능력도 포함된다”며 “우리는 그 임무들을 먼저 마무리해야 하며, 머지않은 미래에 해협이 다시 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한국 등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에너지를 수입하는 국가들이 해협에서의 상선 호위 작전 등을 하기에 앞서 이란의 군사 능력 무력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취지로도 해석된다. 미국이 5개국에 사실상 파병을 요청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동지중해로 출항 대기중인 영국 해군 구축함 HMS 드래곤함[로이터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6/ned/20260316104305110fvfm.jpg)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바라건대,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을 받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이 이곳으로 함정을 보낼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뚫기 위한 군함 파견을 요청했다. 요청에 응한다면 사실상 참전이고, 이란이 적대행위라 규정한데 참여하는 셈이다. 이란과 깊은 유대관계를 이어온 중국은 미국에 적대행위 중단을 요구하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로 논의되고 있는 미중 정상회담을 연기할 수도 있다며 보복성 조치를 예고했다.
중국의 사례를 보지 않더라도,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미국의 보복이 뻔한 상황이다. 영국은 모든 옵션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에너지안보 장관은 이날 BBC 방송에 출연해 안전한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중요하다며 “기뢰탐지 드론을 포함해 우리가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영국 국방부 대변인도 일간 더타임스의 질의에 “우리는 현재 이 지역 운송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을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더타임스는 영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탐지 드론과 요격용 드론 수천대를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 보도했다.
영국은 전쟁 발발 직후 미국의 차고스제도 군사기지 이용 요청을 거부하는 등 미국의 입장과 거리를 뒀으나, 이란이 중동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관문인 키프로스에 드론을 보내 위협하자 군함을 키프로스로 보내는 등 다소 변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 일본은 사안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가운데 일본은 다소 신속하게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9일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을 감안하면 사태를 관망만 하기는 부담이기 때문이다.
당장 국방장관들부터 움직였다. 일본 방위성은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전날 밤 약 30분간 전화회담했다고 밝혔다. 방위성에 따르면 이번 전화회담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비롯한 중동 정세의 최근 현황과 전망을 설명했다. 고이즈미 장관은 호르무즈해협을 비롯한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매우 중요하며 미국을 비롯한 관계국과 함께 의사소통을 잘해가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방위성은 양측이 군함 파견 문제에 대해 논했는지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청한 이후여서, 기본적인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언론등은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에게 자위대 파견 등을 추가로 요구할 수도 있다며 사실상 참전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오만 해역에 정박 중인 한 LPG 가스 운반선 [로이터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16/ned/20260316104305386drpx.jpg)
다른 국가들도 모두 ‘신중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 외무부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프랑스 함정들은 동부 지중해 일대에서 방어적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청와대가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동맹까지 동원하려는 미국의 수에 대해 이란은 “분쟁을 확대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다른 나라들을 향해 “분쟁을 고조시키고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어떤 행위도 삼가라”고 경고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협상할 이유가 없다며 장기전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재차 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결코 휴전을 요청하지 않았고, 심지어 협상조차 요청한 적이 없다”라며 미국·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결사항전 의지를 내보였다. 이어 그는 “얼마나 오래 걸리든 우리 스스로를 지킬 준비가 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수 없는 불법 전쟁’이라는 점을 깨달을 때까지 계속해서 방어할 것”이라며 장기전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해 “우리는 통행 안전을 보장하고 있다. 이 해협을 막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선박들이 “미국의 침공 때문에 스스로 (호르무즈 해협에) 오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중국과 인도는 이란과의 협상을 통해 자국의 에너지 운반선의 해협 통과를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에서도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에너지 운송 문제에 관해 이란과 협상을 시작했다. 인도의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교장관은 오는 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외교장관 회의에서 자국의 협상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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