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용'이라고? 틱톡이 바꿔 놓은 K뷰티의 풍경 [정호석의 K-뷰티 인사이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틱톡(TikTok)’에 대한 인식을 물으면 여전히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유치한 밈(Meme) 영상이 많다”, “사용 연령층이 낮다” 혹은 “반짝 유행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적어도 한국 시장 내에서 틱톡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비해 ‘1군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선을 글로벌 시장으로 돌리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전 세계 뷰티 업계에서 틱톡은 이제 단순한 영상 공유 앱을 넘어, 모든 것을 판매하고 연결하는 가장 강력한 ‘엔터테인먼트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틱톡샵이 바꾼 글로벌 뷰티 지형도
글로벌 시장의 중심에는 ‘틱톡샵’이 있다. 2023년 베타 테스트를 거쳐 공식 런칭된 틱톡샵은 전 세계 소비자들이 크리에이터가 소개하는 화장품을 영상 시청과 동시에 즉시 구매하도록 만들었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현재까지도 런칭 소문만 무성할 뿐 공식 서비스가 도입되지 않았지만, 북미와 동남아시아에서 K-뷰티는 틱톡샵의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필자는 2019년부터 틱톡 콘텐츠를 제작해온 크리에이터로서 국내외 플랫폼의 변천사를 체감해왔다. 팬데믹 시절 ‘집콕’ 문화와 함께 숏폼 콘텐츠가 폭발했고, 2022년 라이브 소통 시대를 지나 이제는 글로벌 트렌드가 ‘콘텐츠를 통한 즉각적 소비’로 완전히 이동했다.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드라마 속 배우들의 투명한 피부 관리법과 크리에이터들의 정교한 튜토리얼은 전 세계 소비자들을 열광시켰고, 이는 곧 기록적인 수출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다.

특히 최근 북미 시장에서 승전보를 울리고 있는 브랜드들의 행보는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메디큐브는 틱톡샵의 강자인 미국 코스메틱 브랜드 ‘타르트(Tarte)’와 협업했다. 틱톡샵 전용 구성(SKU)과 한정 수량 전략을 통해 구매 전환을 극대화했다. 이는 이미 플랫폼 내에서 신뢰를 구축한 현지 브랜드의 레버리지를 활용해 초기 확장 속도를 단축시킨 영리한 선택이었다.
K-뷰티 최초로 미국 틱톡샵의 ‘뉴얼라이벌’(New Arrival) 단독 파트너로 선정된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플랫폼 차원의 전폭적인 마케팅 지원을 받으며 대형 크리에이터들과 릴레이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한 결과, 출시 일주일 만에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온라인의 성과는 뉴욕 전광판 광고로 이어지는 등 브랜드의 실체적 신뢰를 공고히 했다.

디지털 중심으로 전략을 바꿔 크게 성공한 사례도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북미 시장에서 전년 대비 약 258%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 오프라인 효율화 대신 틱톡샵과 아마존 등 디지털 채널에 집중한 결과, 해외 매출 비중을 68%까지 확대하며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서의 재도약에 성공했다.
K-뷰티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현재 K-뷰티의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 높지만, ‘포스트 K-뷰티’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유행은 변하기 마련이고 리스크는 늘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제조 기술의 평준화와 리스크 관리다. 한국 화장품의 제조사는 한정적이며 마케팅력에 의존하는 구조는 장기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브랜드 스스로 소비자 데이터를 확보하고 독자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글로벌 스탠다드의 확장이다. 아직 한국 브랜드는 다양한 인종과 기후 환경을 포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더 넓은 범위의 컬러 쉐이드와 다양한 인종의 피부 타입에 대한 연구가 병행되어야만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셋째, 관세 및 가격 경쟁력 확보다. 합리적 가격과 고품질은 K-뷰티의 가장 큰 무기이지만, 글로벌 무역 환경 변화에 따른 관세 리스크는 늘 존재한다. 이를 극복할 유일한 방법은 가격이 올라도 기꺼이 구매할 ‘브랜드 팬덤’과 압도적인 제품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틱톡은 K-뷰티에 날개를 달아주었지만, 그 날개로 얼마나 더 멀리 비행할지는 결국 ‘기본’에 달려 있다. 유행은 바뀌어도 본질은 남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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