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은 왜 UAE를 집중 타격했나..."미국의 걸프 핵심 파트너"
두바이 금융허브·아마존 데이터센터까지 타격
구글·오라클·IBM 명시 표적...투자 매력도 흔들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맞서 이란이 보복에 나서면서 중동 일대가 전장으로 변했다.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은 최소 11개국을 향했지만,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유독 한 나라에 화력이 집중됐다. 아랍에미리트(UAE)다.

UAE 국방부에 따르면 개전 13일째인 지난 12일까지 UAE의 방공망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268발, 순항미사일 15발, 드론 1514대를 요격했다. 사망자 6명, 부상자 131명이 발생했다. UAE는 이란의 공격 중 90% 이상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UAE에 대한 공격 규모는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 등 인근 걸프 국가들보다 현저히 많다. 같은 기간 이스라엘이 미사일·드론 1000발 이상의 공격을 받은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 주요 방산협력국·알다프라 기지 미군 3500명 주둔
이란이 UAE를 집중 공략하는 배경에는 미국과의 긴밀한 안보 협력 관계가 있다. 미국은 2024년 UAE를 주요 방산 협력국으로 지정하고 국방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기술·투자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했다.
아부다비 남쪽 약 32㎞에 위치한 알다프라 공군기지에는 미군 약 3500명이 주둔하고 있다. 미군 제380공중원정비행단과 프랑스군이 함께 배치된 이 기지는 항공 작전과 정보 수집의 핵심 역내 거점이다. 지난 7일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걸프만 내 미군 기지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도 기지들이 폐쇄되지 않으면 “공격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UAE 정치학자 압둘칼레크 압둘라는 CNBC에 “UAE가 다른 나라들보다 더 많은 공격을 받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다”면서도 “진짜 이야기는 UAE가 매일 쏟아지는 미사일과 드론에 맞서 얼마나 잘 방어하고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 금융허브·아마존 데이터센터까지 타격
이란 정부는 공격 대상이 역내 미군 기지로 한정된다고 밝혀왔지만, 실제로는 민간 시설까지 광범위하게 피해를 입고 있다. 두바이·아부다비 국제공항, 주거용 건물, 호텔,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 제벨알리항, 두바이 주재 미국 영사관이 모두 표적이 됐다.
지난주 DIFC가 이란의 공격을 연속으로 두 차례 받았다. 두바이 정부는 해당 사건을 확인하면서도 부상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란이 미국계 금융기관 공격을 예고하자 여러 주요 국제 은행들도 두바이 사무소 직원들을 철수시켰다.
에너지 인프라도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의 루와이스 정유공장은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해 가동이 중단됐다. 루와이스는 중동 최대 규모의 정유시설이다. 푸자이라에서도 일부 터미널이 교전을 이유로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봉쇄를 통해 걸프 주요 산유국들의 에너지 수출을 교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CNBC는 이번 루와이스 공격이 이란의 공격 대상이 미국과 연계된 시설을 넘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구글·오라클·IBM 명시 표적…빅테크 투자 매력도 흔들
UAE는 석유 의존 경제를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금융·물류·항공·기술 분야의 국제 허브를 자처해왔다. 전체 인구 약 1100만명의 90%가 외국인일 만큼 개방적이다.
그러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알파벳 산하 구글, 오라클, IBM 등 UAE에 거점을 둔 빅테크 기업들을 구체적인 표적으로 지목하면서 투자처로서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이란이 UAE 내 아마존 데이터센터를 공격해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부동산 개발사 에마르의 창업자 모하메드 알라바르는 CNBC에 “이곳은 세계 비즈니스 허브이자, 삶이 어때야 하는지, 성공이 무엇인지, 번영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곳”이라고 말했다. CNBC는 이란이 UAE를 표적으로 삼음으로써 미국 압박·에너지 교란·금융 혼란·국제적 주목을 한꺼번에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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