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땡깡정치'

6.3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국민의힘의 진흙탕 싸움이 목불인견이다. 의원총회에서 호기롭게 '윤어게인과 거리두기'를 결의하며 쇄신의 깃발을 올린 듯했지만, 그 깃발은 하루도 못 버티고 찢겨 나갔다.
가장 가관인 것은 당의 간판이 되어야 할 인물들의 행태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공천 룰이나 세력 구도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해서 후보 등록조차 거부하며 배수진을 치고 있는 오세훈 시장의 현 모습은 '정치적 결단'이 아니라 '응석'에 가깝다. 선당후사는 제쳐두고 '나의 완벽한 승리'가 보장되지 않으면 판 자체를 깨버리겠다는 태도는 정치적 계산 이전에 유권자에 대한 예의부터 저버린 것이다.
또 다른 한쪽으로 이정현 공천위원장은 어떤가. 본인의 뜻이 관철되지 않자 미련 없이 자리를 집어던지고 나갔다. 책임감은 안중에도 없다. 선거라는 전쟁터에서 장수가 제 분에 못 이겨 칼을 버리고 막사를 나가는 꼴을 보며 어느 병사가 목숨 걸고 싸우겠는가. 이들에게 정당은 가치 공동체가 아니라 필요할 때 쓰고 버리는 일회용 플랫폼일 뿐이다.
이 혼란을 수습해야 할 당대표의 처지는 더욱 참담하다. 당심과 민심이 요동치고 있음에도 여전히 '윤어게인'이라는 거대한 세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흐린 눈'으로 일관하고 있다.
주류 세력의 눈치를 보느라 결단해야 할 순간에 고개를 숙이는 리더십은 당을 서서히 죽이는 독약이다. 당대표의 시선이 극우 세력이나 특정 계파의 안색이 아닌, 투표장으로 향하는 국민의 눈동자에 고정되어 있었다면 지금 같은 지리멸렬한 상황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국민의힘이 내세웠던 '윤어게인과의 거리두기'는 결국 대국민 사기극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물리적 거리만 두었을 뿐, 여전히 반복되는 계파 싸움과 독선적 태도는 그대로다. 껍데기만 갈아 끼운다고 해서 정치의 본질까지 바뀌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국민은 이미 알고 있다.
지방선거는 코앞인데, 야당은 자중지란에 빠져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 후보는 제 잇속만 챙기며 태업하고, 지도부는 존재감을 상실했다. 이대로라면 6월 3일, 국민의힘이 마주할 결과는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보수 정당의 소멸'이라는 사형선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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