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좋네" 성과급 '펑펑'? 평가 뜯어 고친다...'내실 다지기' 나선 보험사
[편집자주] IFRS17 도입후 낙관적인 계리적 가정으로 실적을 부풀렸던 보험사들의 '회계적 마법'이 3년만에 풀렸다. 도입 첫해 순이익이 45% 증가했던 보험사들은 지난해 실적 쇼크를 기록했다. 수만명의 설계사를 동원해 신규 계약을 늘렸는데도 일부 보험사는 오히려 이익 규모가 줄어드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회계 가정의 가이드라인이 전면 도입되는 올해, 보험사들의 진짜 승부가 시작된다.

'실적 부풀리기'에서 벗어나 보험사들이 실질적인 이익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성과평가 방식을 바꾸고 직원 성과평가(KPI) 방식도 뜯어 고쳐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실제 일부 보험사는 외부 전문기관에 KPI 개선 컨설팅을 의뢰했고 금융당국도 실태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보험사들은 과거에는 수입보험료 등 매출 중심으로 CEO의 성과 평가를 해 왔다. 보험 영업점에서도 월납초회보험료(매출) 기준으로 직원들의 성과평가를 하고 성과급을 지급해 왔다. 상장사거나 금융지주사 산하인 경우 주가 변동률이나 ROE(자기자본이익률)을 기준으로 성과평가를 하는 곳도 있다.
IFRS17(새 보험 회계기준) 도입 이후 많은 보험사들이 CSM(계약서비스마진·미래이익)을 주요 성과 지표로 보고 있지만 정교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신계약 CSM 규모로만 판단할 경우 출혈경쟁이 벌어지고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일부 보험사는 신계약 CSM을 대폭 늘렸는데도 총 CSM은 줄었다. 낙관적인 가정으로 CSM을 부풀렸다가, 실제로 판매한 계약에서 손실이 나자 결과적으로 CSM이 급감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CSM이 우상향 하며 꾸준히 늘어날 수 있도록 보유계약 CSM 순증률을 CEO 성과평가 지표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른 가정으로 나오는 수치와 별도로 진짜 이익 계약이 얼마나 되는지 내부 지표를 별도로 돌려 CEO를 평가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실적 부풀리기 유인구조를 차단하기 위해 예실차율을 성과지표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예상보험금 대비 실제 나간 보험금 비율인 예실차는 회계원칙상 가급적 '0'에 수렴해야한다. 최선 추정원칙에 따라 계리적 가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지만 지난해 많은 보험사들이 수천억원대의 예실차 손실을 기록했고 이는 실적 타격으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 성과평가(KPI) 실태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금감원은 지난 14일 보험회사 CFO(재무담당 임원)을 소집해 KPI에 반영할 지표로 예실차비율을 권고했다. 보험사들도 IFRS17 도입 4년차를 맞아 성과평가지표를 고심하며 외부 전문기관에 컨설팅을 의뢰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자의적인 가정에 따른 실적부풀리기가 쉽지 않아지는 만큼 새로운 평가지표가 필요해서다.

지난 3년간이 새로운 회계제도(IFRS17)에 적응하는 기간이었다면 올해는 이를 성적표로 입증하는 시기다. 전문가들은 IFRS17에 적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보험사와 그렇지 못한 보험사 간의 격차가 앞으로 더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들도 단순영업을 통한 보험료 유입액보다 자본건전성과 미래이익인 보험계약서미스마진(CSM) 등을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핵심지표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우선 국내 대형보험사들은 올해 외형성장보다는 예실차 관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1위 보험사 삼성생명은 올해 특히 '새어 나가는 돈'을 막아내는데 가장 힘을 쏟기로 했다. 예실차란 미리 추정한 보험금·사업비(예정)와 실제로 발생한 금액(실제)의 차이를 뜻한다. 예실차 손실은 예상보다 실제 보험금이 더 많이 나갔다는 뜻이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예실차는 3702억원 손실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은 이같은 예실차를 줄이기 위해 보험금 부당청구 등을 훨씬 정교하게 잡아내는 시스템을 갖춰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선 여전히 불합리하게 청구되는 보험금이 많다고 보고 있다"면서 "이를 최소화해 고객들의 신뢰를 높이고 최대한 불필요한 부분에서 자본이 감소하지 않도록 관리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주요 보험사 가운데 예실차 손실이 3799억원으로 가장 큰 한화생명도 올해 예실차 손실 축소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예실차 확대에 따라 손익이 많이 감소했다"며 "하지만 수술이나 입원에 대한 특약 한도 축소, 과잉진료 심사 강화를 통해 예실차를 관리하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올해는 긍정적인 보험손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손보험이 가장 많은 현대해상은 장기계약 부채 관리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현대해상은 보험업계에서 '듀레이션 갭'(자산만기-부채만기)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듀레이션 갭이란 보험사의 보유 부채와 자산의 만기 차이를 나타낸다. '0'에 가까울수록 부채와 자산의 만기가 일치해 금리변동에 따른 민감도가 적고, 멀어질수록 예민해진다.
듀레이션갭이 커지면 결국 순자산가치인 자본에 영향을 주면서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을 흔드는 요인이 된다. 현대해상의 듀레이션 갭은 지난해 1분기 말 -3.2년(자산 9.3년-부채 12.5년)에서 지난 연말 -0.7년(자산 10.9년-부채 11.6년)으로 축소됐다. 장기채 매입을 늘리고 만기가 짧은 상품 판매에 주력해온 결과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자본력 개선을 최우선으로 두면서도 수익도 내는 내실경영이 회사의 방침"이라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계약당 수익성이 높은 건강보험 상품 판매 등에 집중해 계약의 질적 개선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일부 보험사들은 설계사 조직 등 영업현장 평가 방식도 전면 개편을 예고하며 조직 체질 개선에 나선다. 특히 과거의 매출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회사의 장기적 가치에 기여하는 '고가치 계약' 비중을 핵심 지표로 삼는 방향으로 바뀌는 분위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제 보험사는 더 이상 자산 규모나 당기순이익만 보고 서열을 매기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금리 같은 외부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자본건전성, 정교한 손해율 관리를 갖춘 회사가 인정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창명 기자 charm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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