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도화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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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나와 외치는 어느 사람의 절절한 표정을 크게 담고, 그 뒤로 국회의사당 둥근 뚜껑이 또한 확실하게 보이면서, 핵심 구호가 적힌 무대 배경과 많이 모인 사람의 규모까지 세세하게 담기면 좋겠다고, 편집국장은 사진 주문을 하곤 한다.
그게 말처럼, 상상처럼 됩니까라고 뭉개고 만다.
사진을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뒤에서 투덜댔다.
생성형 인공지능 창에 적절한 명령어 두어 줄 넣으면 그럴듯한 이미지가 뚝딱 나오는 걸 보면서는 내가 뭘 몰라서 하는 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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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나와 외치는 어느 사람의 절절한 표정을 크게 담고, 그 뒤로 국회의사당 둥근 뚜껑이 또한 확실하게 보이면서, 핵심 구호가 적힌 무대 배경과 많이 모인 사람의 규모까지 세세하게 담기면 좋겠다고, 편집국장은 사진 주문을 하곤 한다. 그게 말처럼, 상상처럼 됩니까라고 뭉개고 만다. 사진을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뒤에서 투덜댔다. 생성형 인공지능 창에 적절한 명령어 두어 줄 넣으면 그럴듯한 이미지가 뚝딱 나오는 걸 보면서는 내가 뭘 몰라서 하는 말이 됐다. 그래도 이건 '진짜'가 아니니까, 사진에 담긴 미묘한 감정과, 현장성을 대체할 순 없을 것이라며 내 불안을 뭉개고 만다. 시중에 떠도는 사라질 직업목록을 보면서도 금방은 아닐 것이라고 애써 외면한다. 점심 먹던 수제빗집에서도, 맥주 한 캔 함께하는 늦은 밤 방구석 인터넷 게시판에서도 사람들은 인공지능을 말한다. 사람 닮은 로봇이 춤추고, 뛰고 구르는 쇼츠를 공유한다. 관련 주식 얘기가 언제나 뜨겁다. 나만 몰라 뒤처지나 싶은 두려움, 그걸 'FOMO'라고 부른다고, 검색창 인공지능이 브리핑해 준다.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건 언제나 사람의 노동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밑바탕이 흔들린다. 언젠가부터 일하는 누군가를 볼 때면, 저 일이 인공지능 시대에 살아남을까를 생각한다. 내가 배우기엔 너무 늦지 않았는지도 따져본다. 새로운 큰 도화지가 펼쳐질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어떤 그림이 거기 채워질지가 흐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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