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몰려갔던 스트래티지와 비트마인, 약세장에 버틸까?[비트코인 A to Z]

코인 시장이 약세장에 들어섰다. 2026년 2월 23일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6만5000달러로 연간 기준 26% 하락했고 대부분 알트코인 가격은 이보다 더 많이 꺾였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코인 약세장에서는 항상 망하는 회사들이 생기면서 연쇄적인 시스템 리스크를 촉발하며 가격을 끌어내렸었다. 과거 FTX, 테라-루나, 3ac, 셀시어스 등등. 지금이 바닥일까. 아무도 모른다. 다만 아직 본격적으로 망한 회사가 줄줄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우려스럽다.
시장의 관심사는 DAT(Digital Asset Treasury, 코인을 재무 전략의 일환으로 보유한 회사들)가 과연 보유한 코인을 매도하고 결국 망할 것이냐에 쏠려 있다.
왜냐하면 DAT가 매집한 평단가 대비 코인 가격이 낮아졌으며 코인 보유 외 별다른 사업 모델이 없는 DAT가 약세장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유 자산 기준 DAT 1, 2위 스트래티지와 비트마인이 과연 코인 약세장을 잘 버틸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많다. 특히 스트래티지와 비트마인은 서학개미들이 많이 매수한 미국 주식 중 하나이고 만약 파산할 경우 코인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금흐름 악화 및 전환사채는 부담
스트래티지는 보유 자산 기준 DAT 1위 기업으로 현재 71만7131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전체 비트코인 공급량 3.4% 보유). 스트래티지는 주식을 비롯한 전환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주당 비트코인 개수(BPS, Bitcoin Per Share)를 늘리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스트래티지의 mNAV(보유한 비트코인 가치 대비 시가총액, 일종의 PBR 같은 개념) 프리미엄이 높았을 때는 주식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원활했지만 mNAV 프리미엄이 줄어들면서 회사는 우선주 발행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위험도, 이자율 등에 따라 다양한 우선주를 발행한 스트래티지는 약 10% 이상의 높은 연 이율을 통해 사모채권 시장의 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주 배당 지급으로 현금흐름 출혈을 감수하는 대신 더 많은 자본을 조달하고 더 많은 비트코인을 사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분기실적을 보면 스트래티지는 약 22억5000만 달러(3조 2400억원)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매년 재무적으로 나가는 비용은 8억88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 수준이다. 이 중 전환사채 이자가 3500만 달러, 우선주 배당 8억5300만 달러다. 따라서 보유한 현금만으로 2.5년의 현금 지출을 버틸 수 있다. 게다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가치까지 고려하면 버틸 수 있는 체력은 훨씬 늘어나는 셈이다.
현금 외에도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가 약 460억 달러(약 66조원)이기 때문에 약 1조2000억원 수준의 이자와 배당을 지급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경영진의 주장이다.
하지만 스트래티지의 리스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전환사채가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스트래티지는 전환사채 채무도 있는데 만기가 2028년에서 2032년까지 다양하고 조건도 상이하다.
전환사채 채권자는 스트래티지의 주가가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다. 눈여겨볼 만한 것은 2029년 만기 전환사채다. 2029년 만기 전환사채의 규모는 30억 달러이고 전환사채 행사가는 672.4달러로 현재 주가 131달러 대비 5.1배 이상이다.
즉 2029년까지 스트래티지의 주가가 5.1배 이상 오르지 않는다면 채권자는 원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5.1배 이상 오르거나 스트래티지의 mNAV가 비약적으로 상승해야 전환사채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채권자가 상환을 요구하면 스트래티지는 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리파이낸싱에 성공하거나 아니면 회사가 갖고 있는 비트코인을 매도하는 수밖에 없다. 물론 스트래티지 경영진도 이 리스크에 대해 알고 있다.
경영진은 향후 필요시 리파이낸싱을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나 만약 2029년에도 코인 가격 및 업황이 좋지 않다면 스트래티지는 매우 불리한 조건으로 리파이낸싱을 하거나 혹은 최악의 경우에는 리파이낸싱 자체가 아예 실패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보유한 비트코인을 매각할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다.
정리하자면 스트래티지는 버틸 체력이 있지만 이자, 배당 지급을 통한 현금흐름 악화와 전환사채는 부담이다.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스트래티지의 재무구조는 비트코인 가격이 일정 가격 이하로 빠지면 단숨에 청산되거나 하는 구조가 아니다.
게다가 현금 여력도 충분한 편이라 스트래티지가 단기간에 비트코인을 팔거나 파산할 가능성은 작다. 또한 스트래티지 경영진은 월가 은행들과 소통하며 보유한 비트코인을 대여하거나 파생상품화하는 방식으로 추가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 및 스트래티지 mNAV가 회복하지 못하고 우선주 등의 신사업 성과가 예상보다 부진하다면 이자 배당 지급과 만기가 다가오는 전환사채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보인다. 최악의 경우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을 시장에 매도하거나 혹은 파산한다면 코인 시장에는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비트마인, 이더리움 스테이킹 수익으로 버티며 신사업

437만1000 이더리움을 보유한(전체 이더 공급량 대비 3.6% 보유) 비트마인은 보유 자산 기준 2위 DAT이다.
비트마인은 전체 이더의 5%를 매집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회사 EPS(Ethereum Per Share)를 늘리고 궁극적으로 월가 전통 금융과 이더리움 기반 금융서비스의 브리지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금융 인플루언서 톰 리가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서학개미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팬덤을 형성한 주식이다.
작업증명 방식의 비트코인과는 달리 지분증명 방식의 이더리움은 보유한 이더를 스테이킹하면 연 2~3%의 이자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보유한 비트코인을 아직 수익화하지 않는 스트래티지와는 달리 비트마인은 보유한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함으로써 연 2~3% 수익을 낼 수 있다.
비트마인은 스테이킹 수익을 기반으로 주당 이더 개수를 늘리며 비트마인 주주에게 배당을 지급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게다가 회사가 보유한 이더뿐 아니라 다른 지분증명 방식의 코인을 스테이킹해줌으로써 추가 수익원을 확보하는 신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비트마인은 이 비즈니스를 MAVAN(Made in America Validator Network)으로 명명한다.
한편 비트마인은 ‘문샷’이라고 칭하는 프로젝트들에 벤처 투자도 한다. 실제로 샘 올트먼이 공동창업자로 있는 월드코인, 미스터 비스트의 비스트인더스트리에 투자를 집행한 바 있다.
비스트인더스트리 투자가 특히 흥미롭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미스터 비스트가 운영하는 비스트인더스트리는 10억 팔로워가 넘는 트래픽을 활용해 Z세대를 위한 차세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비스트인더스트리는 Z세대가 사용하는 핀테크앱 스텝을 인수했는데 향후 비트마인과 시너지를 모색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트래티지 대비 부채도 없고 스테이킹 수익 모델도 있는 비트마인이 단기간에 이더를 매도하거나 파산할 확률은 적다. 그러나 이더리움 스테이킹 리스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만약 비트마인이 스테이킹 외주를 준 밸리데이터에 문제가 생겨 비트마인의 이더 보유 가치가 삭감될 경우 이는 회사에 치명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자금력 및 자금 조달 능력이 스트래티지, 비트마인 같은 대형사보다 열위에 있는 중소형 DAT가 리스크에 더욱 취약하다.
실제로 2025년 말 비트코인 DAT Sequans와 이더리움 DAT 이더질라는 보유한 비트코인과 이더를 매각해 부채를 상환했다. 코인 약세장이 장기화되고 심화될수록 중소형 DAT가 보유한 코인을 매각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몇몇 업체는 아예 파산하는 경우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DAT 버블은 끝났다. 이제는 보유한 코인을 가지고 얼마나 건전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새로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가 옥석가리기의 핵심이 될 것이다.
스트래티지는 우선주를 통한 배당 지급으로 현금흐름 출혈을 겪고 있지만 비트코인 대여나 파생상품화 등 수익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비트마인은 이미 스테이킹을 통해 연간 수억 달러의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으며 MAVAN과 문샷 투자를 통해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하려 한다.
이번 약세장에 살아남은 DAT의 주가는 다시 mNAV 프리미엄을 받아 거래될 것이고 그렇지 못한 DAT는 mNAV 디스카운트를 받거나 아니면 아예 파산할 수도 있다.
DAT는 코인보다 위험한 하이베타 레버리지 투자상품이다. 그런데도 겁 없이 DAT에 올인하거나 심지어 DAT 2배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케이스를 많이 봤다.
개인적으로 DAT 기업들의 신사업이 가시화되지 않는 이상 여기에 투자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코인에 투자를 하고 싶다면 비트코인이나 이더와 같은 메이저 코인 현물이나 코인을 기반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주식이(로빈후드, 코인베이스, 서클) DAT보다 우수한 위험·보상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한중섭 ‘어바웃 머니’, ‘비트코인 제국주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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