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밤새 AI가 코딩한다”…에이전틱 AI에 흔들리는 개발자 생태계

심화영 2026. 3.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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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3일 서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에이전틱 AI 시대 SW 산업 및 인재양성 대응방안 간담회 모습. 심화영기자
송호철 더존비즈온 대표는 “Al가 코딩을 담당하게 되면서 개발자의 업무 시간 중 상당 부분이 AI의 동작 방식을 설계하고 정의하는 데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심화영기자

SW 인력 수요, 단순 코딩서 ‘시스템 설계·검증’ 중심으로 급변
“3년 걸릴 개발, 40일 만에 끝”…에이전틱 AI가 바꾼 판교의 풍경

[대한경제=심화영 기자]AI가 밤새 코드를 짜고, 사람은 아침에 출근해 그 결과를 ‘검수’하는 시대다. 3년 걸리던 개발 프로젝트가 40일로 줄어드는 현장에서 개발자의 일, 채용, 교육이 통째로 뒤집히고 있었다.

“요즘 판교에는 2년째 후배가 안 들어온다는 말이 돕니다. 신입들은 AI 때문에 일자리가 사라질까 봐 전전긍긍하고, 시니어들은 ‘똘똘한 조수’ 하나 생겼다며 환호하죠. 이 극명한 온도 차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에이전틱 AI 시대, 소프트웨어(SW) 산업 및 인재양성 대응방안’ 전문가 간담회. 이 자리에선 개발자가 직접 코드를 작성하던 시대가 빠르게 저물고 있다는 진단이 쏟아졌다.

이날 발제를 맡은 송호철 더존비즈온 부문장은 에이전틱 AI 도입으로 인한 현장의 극적인 변화를 소개했다. 송 부문장은 “기존 생성형 AI가 초안을 잡는 수준이었다면, 에이전틱 AI는 에러 분석부터 코드 수정, 검증, 배포까지 스스로 수행한다”며 “이미 더존비즈온은 AI와 진화하는 유지보수 파이프라인을 가동 중이며, 이는 어마어마한 효율을 가져오고 있다”고 밝혔다.

“코더(Coder) 지고, 설계자(Architect) 뜬다”
“위험 모르고 당하는 게 진짜 위기” 정부, 판 새로 짠다

인력 수요의 변화도 뚜렷하다. 신입 개발자 채용 시장은 얼어붙은 반면, AI가 도출한 결과물을 검증하고 전체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는 시니어급 인재의 몸값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 PM은 “판교 분위기만 놓고 보면 신입 개발자 채용이 줄고, 채용 주기도 길어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AI 덕분에 실제 개발 업무량이 줄어드는 만큼, 한 명의 PM이 함께 일하는 개발자 수 자체가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래블업 신정규 대표는 지금의 변화를 단순한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패러다임 전환’으로 규정했다. 그는 “인간은 계량 가능해지는 순간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는데, 이번에는 그 영역에 ‘지능’이 통째로 들어왔다”면서 “향후 인간에게 필요한 교육은 기존 의미의 프로그래밍이 아닐 것”이라며, 문제 정의와 시스템 설계 역량을 강조했다.

이파피루스 김정아 부사장은 “이제 개발자에게는 AI와 소통하며 문제를 정의하는 국어와 영어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했다.

AI 확산은 대학 교육 체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백은옥 한양대 교수는 “이제 애플리케이션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시대”라며 “대학은 운영체제, 컴파일러, 아키텍처 같은 ‘컴퓨터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핵심 기술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만 학생들이 AI가 생성한 코드와 시스템 구조를 분석·검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성준 숙명여대 교수는 “현직 개발자들은 유튜브에서 다양한 AI 개발 방법을 소개하지만 학생들은 비용 때문에 따라 하기 어렵다”며 “개발자들은 AI 서비스 이용에 매달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이상을 쓰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비상상황임을 인지하고 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SW 중심대학 57곳을 AI 중심대학으로 개편하는 등 인재 양성 패러다임을 전면 재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 △AI가 만든 코드까지 포함해 SW 사업 대가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오류와 사고 발생 시 최종 책임 주체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 △AI 에이전트 서비스·인프라 SW 같은 신규 분야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등을 집중 논의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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