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없던 월세방서 ‘2000억’…배용준, 욘사마 버리고 ‘투자 거물’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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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돌연 자취를 감췄던 '아시아의 왕' 배용준이 다시 나타났다. 그런데 이번엔 차기작 대본 대신 모두를 놀라게 한 뜻밖의 '투자 리포트'를 들었다.
일본 열도를 마비시켰던 경제적 파급 효과만 3조원에 달했던 시절, 배용준은 명실상부 아시아의 별이었다. 신인 시절의 배용준은 보일러조차 들어오지 않는 차가운 월세방에서 입김을 불며 대본을 외우던 가난한 청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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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돌연 자취를 감췄던 ‘아시아의 왕’ 배용준이 다시 나타났다. 그런데 이번엔 차기작 대본 대신 모두를 놀라게 한 뜻밖의 ‘투자 리포트’를 들었다. 최근 문화 콘텐츠 기업 블리츠웨이의 주식 42만 주를 추가 매입, 지분율을 8%대까지 끌어올리며 사실상 ‘자본 시장의 포식자’로 등판했다는 분석이다.

과거 우리는 드라마 ‘겨울연가’의 부드러운 미소와 눈밭의 감동을 기억한다. 일본 열도를 마비시켰던 경제적 파급 효과만 3조원에 달했던 시절, 배용준은 명실상부 아시아의 별이었다. 하지만 그 찬란한 조명 뒤에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한 청년의 고독한 사투가 있었다. 신인 시절의 배용준은 보일러조차 들어오지 않는 차가운 월세방에서 입김을 불며 대본을 외우던 가난한 청년이었다. 19세부터 시작된 밑바닥 삶의 경험은 그에게 인기가 주는 신기루보다 스스로 일궈낸 실체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에게 세상은 따뜻한 온기보다는 스스로 견뎌내고 이겨내야 할 거대한 무대였다.
■ 400억원 시세차익…연예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퇴장’
그 시절의 배고픔은 그에게 배우로서의 성공이 인생의 끝이 아님을 가르쳤다. 그는 정점의 자리에 올랐을 때도 박수 소리에 취하기보다 다음 인생의 무대를 설계했다. 2018년, 그가 14년간 공들여 키운 ‘키이스트’의 지분 전량을 SM엔터테인먼트에 매각한 사건은 연예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퇴장’으로 기록된다.

지분을 매각한 후 그는 미련 없이 짐을 쌌다. 그룹 슈가 출신의 아내 박수진과 함께 택한 하와이행은 사실상의 은퇴 선언이었다.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뒤로하고 떠난 그 길은 ‘욘사마’라는 무게에 짓눌릴 아이들에게 평범한 아빠와의 일상을 선물하고 싶었던 가장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하와이에서 보낸 8년은 휴식이 아닌 또 다른 생존과 성장의 시간이었다. 그는 화장품, 홈클리닝, VR(가상현실) 등 패러다임이 바뀌는 지점마다 명민한 선구안으로 자금을 투입했다. 그는 여전히 지독한 공부벌레다. 매일 새벽 한국 증시를 분석하고 투자사 관련 논문을 탐독한다. 보일러 없는 방에서 대본을 외우던 그 끈기가 이제는 기업 분석 리포트로 향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마켓컬리, 오늘의집, 청소연구소 등 유니콘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하며 ‘황금의 손’임을 증명했다. 단순한 연예인 투자를 넘어, 시대의 흐름을 읽는 예리한 선구안이 지금의 2000억원 자산을 일궈낸 실체다. “배우의 인기는 유한하지만 가치 있는 기업의 성장은 무한하다”는 그의 신념은 수천억원의 자산을 일궈낸 원동력이 됐다.

이러한 그의 행보는 단순히 돈을 불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와 믿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방식을 고수한다. 이번 블리츠웨이 주식 대량 매수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주지훈, 천우희 등 톱배우들이 포진한 이곳은 사실 배용준의 분신과도 같은 곳이다. 키이스트 시절 고락을 같이했던 동료들이 주축이 되어 세운 회사이기 때문이다.
■ 마켓컬리 알아본 ‘황금손’…2000억원 자산 규모의 실체
배용준은 숫자라는 결과보다 ‘사람’이라는 자산을 남겼고, 그들이 만든 가치에 다시 한번 자신의 미래를 걸었다. 이는 비즈니스 차원을 넘어 자신이 몸담았던 산업에 대한 책임감과 신뢰의 표현이기도 하다. 현재 그의 자산 규모는 엔터사 지분과 하와이 및 국내 부동산, 수많은 스타트업의 지분가치를 합산할 때 최소 2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SM엔터테인먼트에 키이스트 지분을 매각해 거둔 400억원의 시드머니를 기반으로, 하와이 카할라 부촌의 저택과 국내 성북동 자산, 그리고 20여 개 스타트업의 지분가치가 더해진 결과다. 낡은 월세방에서 배우를 꿈꿨던 청년이 이제는 대한민국 문화 산업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설계자가 된 것이다.
하와이 카할라 지역의 부촌에서 보내는 그의 일상은 철저히 베일에 싸여 있지만, 이웃들이 전하는 소식은 뜻밖에도 소박하고 따뜻하다. 자녀의 등하교를 직접 수행하며 톱스타의 권위 대신 ‘생활인’으로서의 루틴을 선택했다. 이는 은둔이 아닌, 철저하게 계산된 삶의 재설계다. 화려한 레드카펫 대신 하와이의 백사장을 택한 그의 결단은 단호했고 그 결과는 가족의 행복이라는 가장 확실한 보상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한때 잘나갔던 연예인의 은둔이라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삶으로 증명하고 있다. 과거의 영광에 갇혀 오늘을 방치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실패라고. 대본 대신 경제 지표와 기업 공시를 읽으며 그가 묵묵히 흘린 땀방울은 무대 위의 박수 소리보다 훨씬 뜨겁고 정직하다. 결국 삶의 진짜 주인공이 되는 비결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매일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긍정하고 묵묵히 해내는 성실함에 있는 것이다.
그의 변신은 증명한다. 정점의 화려함을 스스로 걷어찬 배용준의 선택은, 타인의 시선이 아닌 자본의 핵심을 장악한 승부사의 결단이었음을. 냉골에서 배우를 꿈꾸던 청년은 이제 자신의 시스템을 온전히 설계하는 거물이 됐다. 조명이 꺼진 뒤 시작된 그의 지독한 루틴은 진짜 인생이 숫자로 증명됨을 보여준다. 스스로 ‘아시아의 왕’ 자리를 내려놓고 ‘2000억원 자본의 설계자’가 된 그의 승부는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김수진 기자 s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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