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진정한 힘 무엇인지 묻는 21세기판 ‘E.T’
‘프로젝트 헤일메리’ 18일 개봉

전쟁과 갈등으로 소란스러운 지구에 지쳤다면, 잠시 우주로 눈을 돌려보자. 잃어버린 인류애를 되찾게 하는 21세기판 ‘E.T’, 광대한 우주를 탐험하는 SF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18일 개봉한다. 제작비 2억달러(약 2998억원)가 투입된 블록버스터로, 요즘 보기 드문 오리지널 SF라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주인공은 우주 한복판에서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난 중학교 과학교사 그레이스(라이언 고슬링). 흐릿한 기억을 되짚어가던 그는 태양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고, 자신이 종말 위기의 지구를 구할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핵심 멤버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2015년 국내에서 488만 관객을 모은 영화 ‘마션’의 원작자 앤디 위어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소설은 방대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하드 SF였지만, 영화는 문과생도 따라갈 수 있을 만큼 친절하게 각색했다. 위기의 원인은 태양 에너지를 집어삼키는 외계 미생물 ‘아스트로파지’. 이대로 가면 30년 안에 지구에 빙하기가 닥치고 대부분의 생명체가 멸종된다. 그레이스의 임무는 아스트로파지에 감염되지 않은 별로 향해 그 비밀을 밝혀내는 것이다. ‘헤일메리’는 미식축구에서 성공률이 희박하지만 역전을 노리고 적진 깊숙이 던지는 롱 패스를 뜻한다.
문제는 그레이스가 훈련받은 우주비행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평범한 교사였던 그가 인류의 운명을 짊어지고 우주 한복판에 던져지면서 좌충우돌하는 재미를 준다. 미지의 존재를 추리해가는 과학적 상상력은 물론, 유머와 인간미가 넘쳐흐르는 SF다. 찌질하고 소심했던 한 남자가 용기 있는 영웅으로 성장해가는 여정을 뭉클하게 담아냈다.
초반부는 평범한 우주 히어로 영화처럼 보이지만, 외계 생명체 ‘로키’를 만나면서부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바위 같은 외형에 다섯 개의 다리로 게처럼 움직이는 로키는 인간 못지않은 지능과 반려동물 같은 귀여움을 지녔다. 로키의 행성 역시 지구처럼 아스트로파지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 수십 광년 떨어진 별에서 온 두 존재가 서로의 언어를 배우고, 함께 태양을 살릴 방법을 찾아가는 독특한 버디 무비다.

돌덩이와도 브로맨스를 만들어내는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고슬링은 친근하면서 유쾌한 매력으로 적막한 우주에서 끊임없이 생기를 불어넣는다. 사실상 우주선 안에서 펼쳐지는 고슬링의 원맨쇼에 가깝지만, 그는 2시간 36분의 러닝 타임을 지루할 틈 없이 경쾌하게 이끌어간다.
무엇보다 우주 영화에 기대하는 장엄함과 신비로움을 압도적인 스케일로 느낄 수 있다. 우주선 내부에서는 중력의 상태에 따라 카메라가 역동적으로 회전하며 관객이 함께 우주선에 탑승한 듯한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우주선 밖에선 NASA(미국 항공우주국)가 찍은 성운 사진처럼, 색색의 별빛이 뒤섞이며 숭고한 우주의 풍경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듄’ 시리즈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촬영감독 그레이그 프레이저와 시각 효과를 맡았던 폴 램버트 감독 팀이 참여해 NASA 관계자와 여러 과학자의 조언을 받아가며 우주를 사실적으로 구현했다.
영화에서 외계 생명체보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오히려 인류가 단합하는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심지어 서로 다른 행성에서 온 두 존재가 종을 넘어 우정을 나눈다. 영화는 인류의 진정한 힘은 과학과 협력, 그리고 유머에 있다는 사실을 밝고 경쾌하게 전한다. 자라나는 모든 아이들과 인류애를 잃어버린 어른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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