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AI, 계좌이체부터 퇴직연금까지 관리한다

강우량 기자 2026. 3. 1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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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인 AI 서비스 잇따라

직장인 김모(33)씨는 친구들과 함께 만든 카카오뱅크 모임통장 관리를 ‘인공지능(AI) 총무’에게 맡기고 있다. 그는 “회비를 제때 내지 않은 사람이 누구인지 바로 알려주고, 모일 때마다 평균 얼마나 쓰는지 분석해 준다”며 “덕분에 모임을 운영하는 일이 훨씬 수월해졌다”고 했다.

AI가 일상 속으로 빠르게 스며들면서 은행권도 고객들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AI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AI는 고객을 대신해 돈을 이체하고 통장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금융사에 대출 금리 인하를 요구하거나 퇴직연금 운용 전략을 세우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카뱅 AI 이용자, 300만 돌파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작년 5월 출시한 대화형 AI 서비스는 9개월여 만에 이용자 수 340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1만명가량씩 대화형 AI 서비스를 새로 이용하기 시작한 셈이다. 특히 작년 12월 앱 초기 화면에 ‘AI’ 탭을 추가한 이후 일평균 신규 이용자 수는 7000명에서 2만5000명으로 크게 늘었다고 카카오뱅크는 설명했다.

이용자들은 대화형 AI 서비스의 ‘AI 검색’을 통해 예금과 적금 상품의 차이점을 비교하거나 매년 바뀌는 금융 관련 정부 정책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 ‘AI 이체’ 기능을 이용하면 ‘A에게 10만원 보내줘’와 같은 명령어만으로 이체가 가능하다. 매달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이나 환전 시 적용되는 환율 계산엔 ‘AI 금융 계산기’를 활용하면 된다.

이 같은 대화형 AI 서비스는 음성이나 문자로 명령어만 입력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실제 이용자를 연령대로 보면 20대 이하가 26.4%로 가장 많았지만 50대 이상도 25.1%에 달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금융 지식이 부족한 청소년이나 고령층도 손쉽게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고 했다.

◇자동으로 금리 인하 요구도

지난달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일제히 ‘AI 금리 인하 요구권 대행 서비스’를 도입했다. 금리 인하 요구권은 대출을 받은 사람이 소득 증가 등으로 상환 능력이 개선됐을 경우 이를 근거로 금융회사에 대출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2019년 도입됐지만 상환 능력 개선을 입증하는 각종 서류를 준비해 은행을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 탓에 실제 이용은 많지 않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작년 12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 사업자인 은행과 핀테크 업체 등이 대출자를 대신해 금리 인하 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혁신 금융 서비스’로 지정하며 제도화에 나섰다. 은행권도 이에 호응해 관련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대출자가 마이데이터 활용에 한 차례만 동의하면 AI는 주기적으로 신용 정보를 불러와 상환 능력을 평가한다. 소득이 늘거나 신용 점수가 개선됐다고 판단되면 AI가 자동으로 금리 인하 요구권을 대신 행사해 준다. 다만 이 서비스는 전 금융권을 통틀어 대출자 1인당 1개 금융사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연금 관리와 스미싱 방지도

연금 관리 영역에서도 AI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작년 12월 31일 은행권 최초로 ‘AI 연금 투자 인출기 솔루션’을 선보였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를 대상으로 AI가 각자의 노후 준비 수준에 맞춰 연금 수령 기간과 주기, 금액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또 연금으로 받은 자금을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해서도 조언을 제공한다. 예컨대 퇴직 직후 여유 자금이 충분한 경우에는 퇴직연금 수령 시점을 최대한 늦추도록 권하는 식이다. 하나은행은 모바일뱅킹 앱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도 출시한다.

은행 고객을 스미싱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AI 서비스도 등장했다. 우리은행이 작년 12월 도입한 ‘AI 스미싱 문자 안심 서비스’는 문자 메시지를 받으면 AI가 자동으로 사기 여부를 판별해 알려준다. 우리WON뱅킹 내 ‘MY 보안 서비스’에서 무료로 신청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예·적금, 대출, 청약 등 주요 상품별로 AI 상담원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제공하던 상담 과정을 비대면으로 그대로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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