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첨병 - 울산문화예술인]인고의 세월 16년간 잉태한 결실 12점 소개

차형석 기자 2026. 3. 16.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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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임미진 조각가
17~23일 롯데호텔 울산 갤러리 아리오소에서 개인전 ‘태양을 향해’
어린왕자 모티프로 순수한 동심의 가치와 상상력·책임감 등 풀어내
“시청 로비 작품, 심수구 선생 목련과 아들 상처로 가장 기억에 남아”
▲ 임미진 조각가가 울산 중구 성안동에 위치한 자신의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술의 여러 장르 중에서도 조각은 전업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수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특히 작업 특성상 힘을 쓰는 일이 많아 여성 조각가는 더 드물다. 울산에서 30여년간 조각가로 활동 중인 임미진 작가는 지역의 몇 안되는 여성 조각가 중 한 명이다. 여러 이유로 16년만에 개인전을 갖게 된 그는 이번 개인전을 계기로 조각가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다시 한 번 도약을 꿈꾸고 있다.

◇16년만에 두번째 개인전

15일 울산 중구 성안동에 위치한 개인 작업실에서 만난 임미진 조각가는 2008년 이후 16년만에 개인전을 앞두고 전시할 작품 선택과 전시장 구성 등에 여념이 없었다. 임 작가는 17일부터 23일까지 롯데호텔 울산 1층 갤러리 아리오소에서 'Toward the Sun-태양을 향해'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연다. 그는 2008년 7월에 현대백화점 울산점 H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이후 16년만에 두 번째 개인전을 갖게 되었다.

두 번째 개인전이 이렇게 늦어진 이유에 대해 임 작가는 "그동안 작업은 계속해왔고, 대학원에서 공부도 했다. 서울과 울산을 다니며 단체전과 그룹전은 쭉 해왔다"며 "하지만 용기가 없었고 두려웠다. 아직도 내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16년간 틈틈이 작업해온 작품 12점을 선보인다. 개인전 주제를 'Toward the Sun'으로 지은것과 관련 그는 "아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느낀 시간과 감정,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한 희망의 에너지가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며 "'태양을 향해'라는 말은 아들이 자신의 길을 찾아 빛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에는 어린 왕자가 전체적으로 등장한다. 임 작가는 "어린왕자 모티프는 복잡한 현대 사회 속에서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순수한 동심과 인간적인 가치를 말하고자 했다"며 "현실의 무게 속에서도 꿈을 향해 나아가려는 인간의 모습, 가족과 삶의 책임을 지고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 그리고 어린 시절의 자유로운 상상력은 서로 연결돼 하나의 서사를 이루고 있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더 나은 작가의 삶 향해 노력"

임 작가는 어린 시절 처음에는 조각가가 아닌 화가를 꿈꿨다. 그의 부친이 지금은 사라진 옛 울산극장에서 영화 간판을 몇 년간 그렸고, 집안에 미술대학을 진학한 사촌 등 친인척들이 6명이나 되는 등 자연스럽게 미술쪽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처음에는 회화 쪽에 관심이 있었으나, 고등학교 시절 조각을 전공하게 되면 재미있는 삶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댕이나 자코메티같은 거장의 작품도 조각을 전공하게 된 이유중 하나다"라고 밝혔다.

그는 1991년 대학 졸업 후 전업 조각가로 활동하기 시작, 지금까지 만든 작품이 500여 점가량 된다. 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에 대해 임 작가는 "울산시청 신청사(현 본청) 로비에 있는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고인이 되신 심수구 선생의 6년된 목련나무를 베어와 브론즈(청동)로 만들었다"며 "특히 어린 아들이 당시 작업실에서 돌에 머리를 부딪혀 15바늘이나 꿰맨적이 있는 등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조각을 하면서 그만두고 싶었을 때도 여러 번이었다. 그는 "작품을 팔아야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이 울기도 했다. 큰 작업을 앞두고 돈도 부족하고 몸도 아플때는 조각을 선택해서 좋아하는게 무슨죄를 지은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임 작가는 "제 작품에서 말했던 삶의 방향은 오랜 시간 고난과 역경속에서도 변치 않은 태양이라는 희망을 향해 걸어 가는것"이라며 "저 역시 앞으로도 계속 방황하면서 작업을 할 것 같다. 더 좋은 작업을 하고 더 나은 작가의 삶을 향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미진 작가는 홍익대학교 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울산미술협회 이사이자 한국미술협회 회원, 전국조각가협회 회원, (주)성문조형 대표를 맡고 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