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포기 못하는 노인들… “교육강화 정책 병행 필요”

최수현 2026. 3. 16.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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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짓고 물건도 싣고 다녀야 하는데 차가 없으면 어떻게 해요."

고령운전자 교통사고가 증가하면서 각 지자체에서 고령운전자의 면허 반납을 유도하고 있지만 대상 어르신들은 생계 유지 등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면허 반납이 어렵다고 호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교통비 지원 등으로 고령운전자의 면허 반납을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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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운전자 안전교육장 가보니
인지능력검사 하위등급 불구
“농사짓는데 없으면 안돼” 호소
고령운전자 면허 반납 1.9%
▲ 13일 한국도로교통공단 강원지부에서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에 참가한 고령운전자들이 인지능력 자가 진단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수현 기자

“농사 짓고 물건도 싣고 다녀야 하는데 차가 없으면 어떻게 해요.”

고령운전자 교통사고가 증가하면서 각 지자체에서 고령운전자의 면허 반납을 유도하고 있지만 대상 어르신들은 생계 유지 등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면허 반납이 어렵다고 호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13일 한국도로교통공단 강원지부 교육장.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 4명이 긴장한 표정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대기하고 있었다. 이들은 65세 이상 고령운전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인지능력 자가 진단과 교통안전교육을 이수 받기 위해 찾은 운전자들이다.

이날 진행된 교육은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에게 권장되는 교육으로, 고령운전자의 신체적 기능변화에 따른 위험요인을 지각하고 안전한 운전 방법을 습득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인지능력 자가 진단 검사는 짧은 시간 제시된 문제를 기억해 같은 것을 고르는 교통표지판 변별, 방향 표지판 기억, 횡방향 동체 추적, 공간기억검사와 짧은 시간 내 다른 것을 찾는 주의 탐색 검사로 진행됐다.

고령 운전자들은 긴장한 기색으로 헤드셋을 낀 채 화면을 터치해 나갔지만, 검사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숨과 탄식이 새어 나왔다.

한 고령 운전자는 이마를 짚으며 고민하다 선택한 정답을 바꾸기도 했고, 다른 고령 운전자는 빠르게 지나가는 화면에 당황한 듯 정답을 선택하지 못하고 수 개의 문제를 통과하기도 했다.

이날 교육에 참석한 고령운전자들은 모두 40년 이상의 운전 경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가장 낮은 등급인 5등급을 받은 운전자도 있었다.

김 모(79)씨는 “검사 내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화면에 나타나는 차를 다 보기도 전에 사라져서 힘들었다”면서도 “면허를 반납하고 싶지만 농사도 짓고 이리저리 물건도 싣고 다녀야 하는데 차가 없으면 그걸 어떻게 하냐”고 반문했다. 정 모(75)씨도 “특정 나이대 면허 반납을 제도적으로 시행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며 “생계에 지장이 없는 사람들은 벌써 운전을 그만뒀다. 시골에 살다 보면 차를 꼭 가지고 다닐 수밖에 없다”고 했다.

15일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강원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는 2022년 1303건, 2023년 1420건, 2024년 1548건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는 교통비 지원 등으로 고령운전자의 면허 반납을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강원 지역 65세 이상 면허 소지자 수는 19만7683명인데 반해, 같은 해 면허를 반납한 고령 운전자는 3921명(1.9%)에 그쳤다.

이날 교육을 진행한 박승엽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면허 반납을 강제하기는 어렵다보니 교육을 통해 안전한 운전 방법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어르신들이 면허를 취득했을 때와 법도 많이 바뀌어 교육을 통해 운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현 기자 s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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