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대한민국] 고양, 책을 읽는 도시에서 책으로 살아가는 도시로

[한국독서교육신문 최정아 기자]
인공지능(AI)이 정보를 정리하고 지식을 빠르게 전달하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에게 남는 가장 중요한 능력은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힘이다. 그 출발점에는 언제나 독서가 있다. 책을 읽는 행위는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사고력과 상상력, 공감 능력을 키우는 가장 기본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교육과 문화 정책에서 독서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주목받는 도시가 있다. 바로 고양특례시다. 고양시는 오랫동안 독서를 도시 문화의 중심에 두고 다양한 정책을 이어온 곳으로, 시민이 책을 가까이에서 접하고 자연스럽게 읽는 환경을 만드는 데 꾸준히 힘을 쏟아왔다.
고양시의 독서 정책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행사는 '고양 독서대전'이다. 매년 일산호수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북토크와 공연, 체험 프로그램, 북마켓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시민들이 책을 보다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든 독서 축제다.
독서대전 기간에는 시민들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도시 곳곳에 마련되고, 작가와 독자가 직접 만나는 프로그램도 열린다. 책을 매개로 사람들이 모이고 소통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도시의 대표적인 독서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고양시는 축제뿐 아니라 일상 속 독서 환경을 만드는 데도 꾸준히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도서관을 중심으로 '읽는 시민 프로젝트', 낭독 프로그램, 독서 동아리 활동 등이 운영되며 시민 참여형 독서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서로 나누거나 함께 토론하는 프로그램은 독서를 개인적인 취미가 아니라 공동체 활동으로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
도서관 역시 고양시 독서 정책의 중요한 기반이다. 고양시는 17개의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강연과 공연,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등이 도서관에서 함께 진행되면서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공간을 넘어 시민들이 모이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공원이나 야외 공간에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마련된 '책, 밖으로' 프로그램도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도서관의 기능을 실내에만 두지 않고 도시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고양시 도서관에서는 어린이 독서동아리 '꼬북클럽'을 운영하며 학생들이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아이들이 책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도서관 방탈출 프로그램 '수성궁의 비밀'처럼 게임 요소를 결합한 체험형 독서 프로그램도 운영돼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조기 독서를 위한 정책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영유아에게 그림책 꾸러미를 제공하는 '북스타트' 사업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이 사업은 아이들이 책과 친숙해지는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독서 습관을 형성하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이처럼 고양시의 독서 정책은 축제와 도서관, 시민 참여 프로그램, 조기 독서 정책이 서로 연결된 구조를 갖고 있다. 특정 행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생활 속에서 책을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의 정책을 이어온 결과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고양시는 '책을 읽는 도시'를 넘어 '책으로 살아가는 도시'라는 새로운 방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앞으로 고양시 독서 정책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독서 문화와 교육 정책의 연계가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 학교와 도서관, 지역 서점이 협력해 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시민들이 독서를 통해 서로 생각을 나누는 문화가 더욱 확산된다면 고양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책문화 도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책을 읽는 도시에서 책으로 살아가는 도시로. 고양시가 만들어 가고 있는 변화는 독서가 단순한 문화 활동이 아니라 시민의 삶과 도시의 미래를 함께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책 읽는 대한민국'을 이야기할 때 고양이 빠지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