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4강 실패 참사 "분하다, 정말 분하다" 되풀이한 오타니…그렇다고 '복수'를 언급하진 않았다

박승환 기자 2026. 3. 1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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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니 쇼헤이가 8강에서 베네수엘라에게 5-8로 무릎을 꿇은 뒤 일본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분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만큼 아쉬움이 컸던 모양새다.

[스포티비뉴스=박승환 기자] 오타니 쇼헤이의 두 번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정이 8강에서 종료됐다. 오타니는 "분하다"는 말을 되풀이했지만, 정작 '복수'를 언급하진 않았다.

오타니는 15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베네수엘라와 맞대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일본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진 못했다.

조별리그에서 대만을 상대로 만루홈런, 한국전에서도 홈런을 터뜨리는 등 연일 불방망이를 휘둘렀던 오타니는 호주와 맞대결에서 침묵한 뒤 체코전에는 출전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미국 마이애미로 이동한 뒤 한 차례 라이브BP 일정을 소화한 뒤 베네수엘라전에 임했다.

이날 오타니의 방망이는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오타니는 0-1로 뒤진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첫 번째 타석에서 베네수엘라의 선발 레인저 수아레즈를 상대로 4구째 몸쪽 낮은 슬라이더를 힘껏 퍼올렸다. 방망이를 떠난 타구는 곧바로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고, 무려 113.6마일(약 182.8km)의 속도로 벋은 타구는 427피트(약 130.1m)를 비행한 뒤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홈런으로 이어졌다.

▲ 오타니 쇼헤이가 8강에서 베네수엘라에게 5-8로 무릎을 꿇은 뒤 일본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분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만큼 아쉬움이 컸던 모양새다.
▲ 오타니 쇼헤이가 8강에서 베네수엘라에게 5-8로 무릎을 꿇은 뒤 일본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분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만큼 아쉬움이 컸던 모양새다. ⓒ연합뉴스/AP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2로 근소하게 뒤진 3회말 1사 2루의 찬스에서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서자, 베네수엘라 배터리는 그를 자동 고의4구로 거르며 승부를 피했다. 뜻하지 않게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고, 일본은 해당 이닝에만 4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오타니는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는데, 일본 대표팀도 3회 4득점 이후 타선이 차갑게 식었고,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5회초 스미다 치히로, 6회초에는 이토 히로미가 각각 홈런을 허용, 8회초에는 타네이치 아츠키가 견제 실책으로 허무하게 한 점을 내준 결과 5-8로 베네수엘라에 무릎을 꿇게 됐다.

WBC가 시작된 후 일본이 4강 무대를 밟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한 경기에서 8실점을 기록한 것도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일본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것이다.

일본 '닛칸 스포츠'에 따르면 경기가 끝난 뒤 오타니는 소감을 묻자 "정말 분하다"고 말 문을 연 뒤 "상대가 강해쏙, 마지막에는 결국 힘에서 밀려버린 느낌이었다. 야마모토가 초반에 실점했지만, 이후에 잘 버텨줬다. 다시 1실점을 하고 4점을 내면서 좋은 흐름이었다. 그런데 상태 투수진이 정말 훌륭했다. 타선도 굉장히 힘이 있었고, 연결할 때는 확실히 연결하고, 장타가 필요할 때는 장타도 나왔다. 정말 훌륭한 팀이었다"고 베네수엘라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 베네수엘라와 8강 맞대결의 9회 마지막 타석에서 뜬공을 친 후 아쉬워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AP

베네수엘라의 실력을 리스펙했지만, 애써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는 않았다. 승부욕이 강한 오타니 다웠다. 그는 "정말 분하다는 말밖에 없다. 아슬아슬한 경기였고, 이길 요소도 많은 경기였다. 완전히 밀려서 졌다기보다는 곳곳에서 이길 수 있는 요소가 있었던 경기였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경기가 끝난 상황이라 바로 다음을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대표팀 경기는 앞으로 계속 있을 것이고, 젊은 선수들도 많기에 다음 기회는 반드시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을 기약한 것은 맞다. 그러나 오타니가 '복수'를 언급하진 않았다. 그리고 '다음'을 2028 LA 올림픽이라고 밝히지도 않았다. 오타니는 "훌륭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우승이 아니라면 결국 실패라고 볼 수 있다. 모두가 우승이라는 목표로 노력했고, 그 목표를 향해 준비했다. 이렇게 끝나서 매우 아쉽지만, 다음 기회가 반드시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때를 향해 다시 노력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오타니는 '리벤지'에 대한 말이 나오자 "대표팀 경기라면 물론 리벤지보다는 다시 도전을 하고 싶다. 다음에 어떤 형태로 출전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온다면 다시 집중하고 싶다"며 "팀에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는 걸 느꼈다. 젊은 선수들도 투·타 레벨이 올라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앞으로 기대되는 선수들이 많고, 새롭게 들어올 선수들도 포함해 일본 야구 전체의 수준이 더 올라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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