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목숨 걸고 호르무즈 호위해도…원유 10%만 통과 가능할듯
호르무즈 ‘킬 박스’, 軍-비용 상당히 필요
유조선 1척 호위에 함선 2척 필요
기뢰 제거비용 10배-제거시간 200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한국, 중국, 일본, 프랑스, 일본 등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보낼 것을 요구하며 트루스소셜에 이같이 썼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 발발 뒤 이란이 취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로 안정적인 원유 수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나라들에 이 해역을 다니는 상선(유조선, 화물선 등)을 보호하라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미 해군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호위 작전에 대해 “아주 곧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왔다. 하지만 이란이 해안에서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유조선 등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에 나서고, 해협 인근 해역에 기뢰 부설 같은 ‘벼랑 끝 전술’을 감행하자 미군의 작전만으로는 한계를 인식해 동맹국들에 파병을 요구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란)이 아무리 심하게 패배했더라도 이 수로(호르무즈 해협)의 어딘가에 드론 한두 기를 보내거나, 기뢰를 떨어뜨리거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쉬운 일”이라고 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센터장(중동학)은 “인명 피해 등 리스크가 큰 상선 호위 작전을 미국 단독이 아닌, 다국적군을 구성해 수행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신들은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상선 보호 작전에는 큰 위험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 해군 제독 출신인 닐 모리세티를 인용해 “현재로선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는 위험이 너무 많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 WSJ “호르무즈 해협 상선 보호하려면 지상군 투입 필요”
미국이 동맹국에 사실상 파병을 요구하고 나선 건 전쟁 장기화 우려와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의 반격에 의해 미군 장병 13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가 늘고 있다. 또 미 국방부에 따르면 이란 공습 개시 후 6일 만에 113억 달러(약 17조 원)이 소요되는 등 전쟁비용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폭이 좁은 지점은 3.2km에 불과해 ‘킬 박스(kill box·집중 공격 구역)’로 평가받는 위험 지역이다. 상선 호위 작전 등을 수행하려면 상당한 군사 역량과 비용 투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으로부터 유조선 1척을 호위하는 데 함선 2척이, 유조선 5~10척에 함선 12척이 각각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호위 작전이 시작되어도 평소 정상적인 운송량의 10% 정도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수천 명의 지상군을 이란 남부에 투입해 본토로부터의 드론과 미사일 발사 역량을 원천차단해야 완전한 호위 작전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 절실한 미국은 전력 증강과 함께 향후 일주일간 파상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일본에 주둔 중인 제31 해병 원정대 병력 2500명과 트리폴리함 등 강습상륙함 3척을 중동지역으로 이동시키기로 결정했다. 해병 원정대는 상륙작전에 능한 만큼 이들이 이란 본토에 투입돼 드론과 미사일 발사 등을 저지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AP통신은 제31 해병 원정대가 대사관 보안 강화 등 다른 임무에 투입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 트럼프 “모즈타바 살아 있다면 항복해야”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패배를 인정하라고 압박했다. 그는 이날 미 NBC 방송 인터뷰에서 “그(모즈타바)가 살아 있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만약 살아 있다면 나라를 위해 똑똑한 선택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항복”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가능성에 대해선 “이란은 합의를 원하지만 조건이 아직 충분하지 않아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헹정부 내에서 이번 전쟁의 출구전략을 놓고 이견이 불거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급등을 경계하며 조기 종전 메시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 등 강경파는 이란의 핵 위협 제거를 위해 공세를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묻지도 따지지도 않겠다는 이정현? 오세훈 위해 면접도 미뤄
- 트럼프 환심 산 전쟁광…이란 공격 뒤엔 그가 있었다[트럼피디아] 〈61〉
- [단독]‘전국 공항 한 지붕으로’…양대 공항공사-가덕도 공단 통합 추진
- 네타냐후 손가락이 6개? ‘사망설’ 불지핀 영상에…이스라엘 “거짓”
- 李 붕어빵 취향은 ‘팥붕’…金여사 “아직 할머니는 아니지 않나”
- 이재용, 귀국길 또 ‘그 패딩조끼’ 입었다
- 조국 “윤석열의 꼬붕” vs 한동훈 “李에 아첨하면 군산 보내주냐” 설전
- 위협 무릅쓰고 호르무즈 호위해도…원유 10%만 통과 가능할듯
- 靑, 트럼프 ‘호르무즈 군함 파견’ 요구에 “신중히 검토해 판단”
- ‘손절론’ 확산속 김어준 두고 與지도부-친명 갈등 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