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된 한의과①] 철저한 이분법에 응급환자 생명 위협
【 앵커멘트 】 중국과 일본은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을 결합해 발전시켜 왔지만, 우리나라는 의과와 한의과를 철저히 나누는 '이원화한 의료체계'입니다. 하지만, 이런 칸막이는 단순한 직역 갈등을 넘어 응급상황에서 환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는데요. 이혁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의원에서 흔히 쓰는 약침입니다.
한약 성분을 주사로 투여하는데, 특히 벌의 독을 활용한 약침은 염증 억제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드물기는 하지만 환자가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한의원이 미리 알레르기 반응 검사를 하고 주사하지만,쇼크가 발생하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봉침을 맞은 뒤 환자가 쇼크로 숨졌습니다.
전문의약품인 에피네프린을 제때 투여했다면 살릴 수 있었지만, 한의사에게는 처방 권한이 없었습니다.
2020년에는 한의사가 쇼크가 온 환자에게 에피네프린을 주사했다가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당했습니다.
응급 상황에서 이원화한 의료체계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난 겁니다.
▶ 인터뷰 : 정유옹 / 한의사협회 수석부회장 - "전문의약품이 절실할 때가 있거든요. 동의보감과 같은 그런 한의학만 하라, 그게 한의학이라는 인식, 그런 선입견을 갖고 있어서…."
피부과나 외과에서 흔히 사용하는 국소 마취제도 한의원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홑침보다 두꺼운 도침입니다.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쓰고, 두께 탓에 침을 맞을 때 아픕니다. 마취제를 바르면 통증은 덜할 텐데, 한의원에서는 전문의약품을 쓸 수 없습니다."
건강보험에서도 벽은 이어집니다.
침에 전기자극을 가하는 치료는 건강보험에서 지원하지만, 다른 치료는 대부분 비급여입니다.
똑같은 치료를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병원에서 받았다면 보험은 적용됩니다.
▶ 인터뷰 : 김 은 / 한의사 - "ICT(간섭전류 치료)를 한의원에서 사용한 지 꽤 오래됐으니까, 진작 (급여가) 됐어야 하는 게 아닌가."
▶ 인터뷰 : 허리 통증 환자 - "치료는 자주 받고 싶죠. 아무래도 비용 부담이 있고 하니까."
전국에서 진료하는 한의사는 3만 명에 달합니다.
의료체계의 칸막이가 환자의 안전과 치료 선택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gitania@mbn.co.kr]
영상취재: 박양배 기자 영상편집: 양성훈 그래픽: 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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