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소득 10%가 에너지비로’ 저소득층, 평균 가구의 2배 지출

주거·취사·차량 운행 연료비 등
공공요금 인상 땐 서민 부담 커
취약층 에너지 바우처 추경 검토
저소득층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세금 등을 제외하고 실제 쓸 수 있는 소득) 대비 에너지 지출 비중이 10%로, 평균 가구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사태로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공공요금 인상 등 서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에너지 지출 비중은 10%였다. 전체 평균(4.8%)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의 에너지 지출 비중은 3.4%에 불과했다.
에너지 지출은 주거·취사에 쓰이는 연료비(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 등)와 개인 차량 운행에 쓰이는 연료비(휘발유·경유·LPG 등)를 합한 금액이다.
하위 20% 가구의 에너지 지출 비중은 4분기 기준 2021년 9.9%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10.9%로 올랐다. 이후 2023년 10.2%, 2024년 9.3%로 하락했다가 지난해 다시 늘었다.
상위 20% 가구의 에너지 지출 비중은 같은 기간 3%대 중반을 유지했다. 저소득층의 에너지 지출 비중은 변동폭이 큰 반면 고소득층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어진 공공요금 인상이 저소득층에 더 큰 영향을 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상 저소득층은 난방비·전기요금 등 필수 에너지 지출 비중이 높아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실제로 데이터처의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난방비 등 에너지 공공요금은 2022~2023년 큰 폭으로 올랐다. 4분기 기준 2022년에는 도시가스(36.2%), 지역난방비(34.2%), 전기료(18.4%)의 상승률이 컸고, 2023년에는 전기료(14.9%)와 지역난방비(12.1%) 등이 상승세를 이어갔다.
문제는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공공요금 인상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난방비 등 필수 에너지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에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시 취약계층 에너지 요금에 대한 대책이 담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추경을 통해 에너지 취약계층에 에너지바우처 등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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