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산업용 전기료 개편 ‘시큰둥’

김명득 선임기자 2026. 3. 1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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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태양광발전 피크 맞춰
낮 82원 인하·밤 65원 인상
특성상 24시간 고로 풀가동
심야 시간대 전기료 인상땐
월 수십억 부담 증가 불가피
철강업계는 이번 정부의 산업용 전기료 개편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용광로에서 작업중인 근로자. 포스코 제공
정부의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에 철강업계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산업용 전기료를 낮에는 최대 82원 인하, 밤에는 65원 인상하는 전기료 체제를 개편한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문제는 고로를 멈출 수 없는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24시간 풀가동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정부의 산업용 전기료 개편에 철강업계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저렴하던 심야 전기료를 올리기 때문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전은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300kW 이상의 전력을 사용하는 '산업용(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안'을 확정했다.

개편안의 핵심은 전기 요금이 가장 비싼 최대부하 구간을 낮 시간대에서 밤 시간대로 옮긴 것이다. 태양광 발전이 피크에 달하는 오전 11~12시, 오후 1~3시는 중간요금 구간으로 바뀐다. 반대로 해가 지고 화석 연료 발전이 집중되는 오후 6~9시가 최고 요금이 적용된다.

정부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번 개편으로 산업용(을) 요금을 사용하는 사업장 4만여 곳 중 97%인 3만8000여 곳은 요금이 내려간다. 전체적으로는 전기요금이 kWh당 평균 1.7원 하락한다는 게 기후부 설명이다. 낮 조업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2.7원↓)이 대기업(1.1원↓)보다 절감 효과가 더 크다.

하지만 산업용 전기요금의 직접적인 인하를 기대해왔던 철강업계는 울상이다. 산업용 전기 요금은 최근 4년 만에 70% 이상 급등하며 기업들의 원가비중에서 가장 크게 차지한다. 특히 중국발 과잉 생산으로 산업 구조조정에 돌입한 철강과 석유화학은 치명적이다.

24시간 고로를 가동하는 철강업계는 정부의 이번 산업용 전기료 개편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심야·주말 가동 비중이 높아, 기존에 저렴했던 야간 요금이 오르면 월 전기료가 수억~수십억 원 단위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체 한 관계자는 "주간 전기료 하락률 보다 야간 인상률이 높아진다면 재무 구조 자체가 크게 달라질 수 있고, 회사 경영에도 큰 지장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기를 많이 쓰는 주물·단조·열처리 등 뿌리 업종은 생존기로 놓였다.

이 업종들은 그동안 심야 경부하 요금을 활용하기 위해 야간 조업을 늘려 왔기 때문에 요금 체계가 바뀌면 매출의 20~30%를 전기요금으로 지출할 정도로 전력비 부담이 크다.

포항철강공단 업체 한 임원은 "주야로 24시간 풀가동 하는 철강업종 특성상 낮 요금을 내리고 밤 요금을 올려도 느끼는 체감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그동안 저렴하던 심야 전기료를 왜 올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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