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통합 무산… 수년간 공들인 광역개발 계획 ‘물거품’

허석윤·김대호 기자 2026. 3. 1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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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지사 가용 수천억 불과
‘연 5조’ 인센티브 엄청난 규모
균형발전기금 1조 구상 무산
소멸 우려 큰 지역부터 타격
그물망 광역·생활교통망 차질
대구경북신공항 추진 동력 저하
지역 발전 ‘플랜B’ 마련 절실
국민의힘 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과 대구·경북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의원, 광역 지자체장, 광역의회 의장 등이 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경북 행정통합법'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경북행정통합이 사실상 무산 수순에 접어들면서, 양 시·도가 수년간 함께 그려온 광역개발 등 핵심 현안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2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알짜' 기관으로 꼽히는 마사회와 농협중앙회의 광주전남 이전설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여서 향후 무산 후폭풍이 더 우려된다.

만약 통합 특별법이 최종 무산된다면 대구와 경북은 매년 5조 원씩, 4년간 약 20조 원 규모의 매머드급 재정 인센티브를 포기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지원금 소멸을 넘어, 통합특별시를 전제로 설계했던 지역 발전의 밑그림이 통째로 흔들리는 심각한 사태를 의미한다.

현재 대구시와 경북도 예산 중 복지비(약 40% 내외)와 경직성 경비·지속 사업비 등을 제외하면, 시·도지사가 한해 신규 사업에 운용할 수 있는 예산은 각각 수천억 원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있다. 이 때문에 연간 5조 원이라는 재원은 대구경북 입장에서 지역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막대한 규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수억 단위의 특별교부세만 확보해도 지역마다 현수막을 붙이며 홍보하는 현실을 보라"며, "연 1조 원 규모의 균형발전기금이 조성되면 낙후 지역 10곳에 연 1000억 원씩 배분할 수 있는데, 이 기회를 통째로 날릴 판"이라고 토로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대구경북행정통합 특별법안 상정이 끝내 불발되면서 통합 추진은 중대한 기로에 섰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임시국회가 종료되는 3월 말까지 특별법 통과를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정치권이 이미 지방선거 국면으로 급격히 접어든 데다, 법안 처리에 열쇠를 쥔 여당이 협조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낮기 때문이다. 여야의 가파른 대치 속에 지역의 미래가 걸린 특별법은 사실상 동력을 상실한 모양새다.

통합 무산 시 당장 대구경북 메가시티를 하루생활권으로 묶는 '광역생활교통망'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된다. 이는 대구경북신공항과 포항영일만항을 연계한 '투포트(Two-Port) 글로벌 물류허브' 구상의 핵심 연결 고리다. 또한 신공항 사업의 착공이 미뤄지면서 추진 동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이에 따라 대구시·경북도와 정치권의 '플랜 B'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차 공공기관 이전 사업에서도 불이익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가 통합 지자체를 우선 배려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던 만큼, 유치 경쟁에서 통합에 앞서가는 광주·전남이 대구경북보다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관가에서는 "특히 한국마사회의 경우 연간 지역 경제 효과가 1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이런 우량 기관을 놓치게 되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정 운용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크다. 통합 지원금을 마중물 삼아 전국 최고 수준의 채무 비율을 낮추고 재정을 정상화하려던 구상이 빗나가게 됐기 때문이다. 신청사 건립 등 막대한 예산 문제로 난항을 겪어온 숙원 사업들도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행정통합 불발 분위기에 대구시와 경북도는 당혹감 속에 핵심 사업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기존 계획을 수정해 사업 동력을 확보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지역 정계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리당략에 밀려 행정통합이라는 거대 담론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며, "무산에 따른 후폭풍이 지역 사업 전반을 덮칠 수 있는 만큼, 대구시와 경북도 차원의 정교하고 강력한 대응 논리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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