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관문공항 위해 공항복합도시 조성 필수”
- 항만·철도 연계 트라이포트 청사진
- 추진협의체 출범시켜 사업 뒷받침
“드디어 기본설계에 들어갑니다. 그동안의 걱정을 뒤로하고, 가덕도신공항이 현실로 다가오는 중요한 첫걸음을 뗐습니다.”

가덕도신공항은 건설은 2000년대 중반 남부권 신공항 논의가 나온 이후 입지 갈등과 사업 중단을 반복했고, 2021년 특별법 제정 이후에도 현대건설컨소시엄의 돌연 이탈로 또 한 번 흔들렸다. 우여곡절 끝에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부지조성공사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되며 기본설계에 착수했다.
국내 최고의 항만·해상 토목 전문가로 꼽히는 박구용 부산시 신공항특별보좌관은 “지난해 11월 정부가 새로운 입찰방안을 마련한 이후부터 관련 절차가 계획된 일정에 따라 단계적으로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위기를 뒤집은 건 결국 정부와 지자체의 끈질긴 협력이었다. 그는 “현재 대우건설 컨소시엄의 기본설계 착수로 사업이 다시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10조 원이 넘는 초대형 해상 매립 공사를 10년 안에 끝낸다는 목표가 다소 도전적 이라는 우려도 있다. 박 보좌관은 “가덕도신공항은 대규모 해상 매립과 연약지반 처리가 결합된 고난도 사업인 만큼, 일정은 반드시 기술적 안정성을 전제로 판단해야 한다. 매립·지반개량·침하 관리 과정은 물리적으로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 공정”이라고 했다. 이어 “인천공항, 부산신항처럼 대규모 해상 매립을 성공적으로 마친 경험이 국내에 이미 축적돼 있다. 매립·지반개량·구조물 시공을 단계적으로 병행하는 방식이 제대로 적용된다면, 기술적으로 충분히 관리 가능한 일정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기 개항’을 강조해왔다.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행정의 뒷받침이 필수다. 박 보좌관은 “국토교통부,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시공사와 긴밀히 협력해 연내 우선 시공분 착공이 가능한 공정을 발굴하고 행정적 지원 체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졌다”고 말했다. 국토부·건설공단·부산시가 함께하는 ‘사업추진협의체’도 곧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가동 중인 국토부·해양수산부·부울경 지자체·연구기관·건설공단 간 거버넌스와 맞물려, 사업 전반을 촘촘히 관리하는 협력망이 갖춰지는 셈이다.
10조7000억 원짜리 공사가 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다. 고무적인 변화도 생겼다. 이전 현대건설 컨소시엄 당시 8%(약 8424억 원)에 그쳤던 지역 업체 지분 비중이, 대우건설 컨소시엄에서는 18.3%(약 1조9613억 원)로 약 2.3배 뛰었다. 박 보좌관은 “부산에만 약 7만6880명 전국적으로는 12만1491명에 달하는 고용유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절취·운반, 연약지반처리, 매립, 항만공사 등 다양한 공정이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장비·자재·운송까지 지역 산업 전반에 참여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산시도 지역 인력·장비 활용 확대를 위해 시공사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방침이다.
가덕도신공항이 단순한 지방 공항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공항과 부산항을 잇는 항공·해상 복합 물류체계, 고속철도와 광역교통망 연계, 항공화물 처리를 위한 물류 터미널과 배후 단지 조성은 부산이 그려온 ‘동북아 관문공항’의 청사진이다. 박 보좌관은 주저 없이 ‘트라이포트(Tri-Port)’를 꺼내 들었다. 그는 “가덕도의 가장 큰 강점은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입지 조건과 항만·철도를 연계한 복합 물류 기능을 동시에 갖출 수 있다는 점이다. 설계 단계부터 해상·항공·철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홍콩 첵랍콕, 네덜란드 스키폴, 싱가포르 창이 등 세계 유수의 공항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비결에는 공항 배후의 물류·비즈니스·첨단산업 복합도시가 있다. 가덕도신공항도 그 길을 걸으려면 해결해야할 과제가 있다. 그는 “가덕도는 지형 여건상 개발 가용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일부 산지와 해양 매립에 대한 중앙부처의 협의와 승인 여부가 공항복합도시 개발의 핵심 과제”라고 제언했다.
박 보좌관은 1992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기술연구원장(전무)을 역임했으며, 2005년 교육과학기술부 대한민국 엔지니어상을 수상했다. 옥스퍼드대에서 항만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한양대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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