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재정비’ 막차 타는 인천 상장사들… ‘상법 리스크 줄이기’ 분주
‘개정안’ 소액주주 권한 강화 핵심
마지막 주총 시즌… ‘선제적 대응’

상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기 전 마지막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한다. 인천의 주요 상장사들 역시 3월 주총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상법 개정안 적용을 위한 안건을 일제히 마련하며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중순 이후부터 인천에 연고를 둔 주요 상장사들이 잇달아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일)를 시작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23일), 동국제강(23일), 셀트리온(24일), 현대제철(26일), 선광(26일) 등이 주주총회 일정을 공지했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지난해 통과한 상법 개정안의 내용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정관과 이사회 구조를 재편하는 내용들을 주총 안건에 포함했다. 기업들 모두 공통적으로 ‘집중투표제 배제’와 관련해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을 이달 주총에 상정했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등도 기업들의 주총 안건에 담겼다.
재계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바뀐 제도에 따라 법적 기준을 맞추는 것 외에도 본격적으로 규제가 적용되기 전 이사회 등 핵심 기구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3월 주총은 대주주가 이사회를 재정비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개정 상법은 소수(소액) 주주의 권한 강화와 이사회 견제 기능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먼저 오는 7월부터는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이른바 ‘3%룰’이 시행된다. 감사 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그의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을 합산해 3%까지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것이다.
9월부터 시행되는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2인 분리선출’은 소액 주주의 의견이 이사회, 감사위원회 구성 등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는 수단이다.
집중투표제는 지분율이 낮은 소액주주들이 연대해 자신들을 대변할 이사를 1명이라도 이사회에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된 장치다. 자산 2조원 이상 대형 상장사는 기존에 정관을 통해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는 게 가능했지만, 이번 상법 개정으로 소액 주주(1% 이상)가 청구하면 무조건 집중투표로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인천의 한 상장사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시행될 상법개정안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계 전문가들은 3월 주총이 개정 상법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경영진의 수성 전략의 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주주 영향력 축소를 막고자 선제적으로 감사위원을 선임하는 등 대응에 나서는 것이란 분석이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집중투표제 공식 발동 전 정관을 변경해 이사 임기를 늘리거나 시차임기제 도입, 이사 수 줄이기 등 소액주주가 제안하는 이사가 이사회에 진출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변칙적인 방법도 일부 목격되고 있다”며 “개정 상법의 취지에서 벗어난 정관 개정안이 있다면 회사에 철저한 설명을 요구하는 등 이번 주총에선 주주들이 자기의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총에서는 자사주 의무 소각에 나서는 기업도 있다. 상법 개정안은 상장사가 자사주를 취득하면 원칙적으로 1년 안에 소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달 정기 주총에서 911만 주 규모의 자사주 소각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당초 611만 주 소각을 계획했으나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규모를 확대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불안정한 시장 환경 속 주주 권익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경영 방침에 따른 결단”이라고 말했다.
/유진주 기자 yoopear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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