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개발이 더 빠르다던데”…신통기획 사업지 갈아타기 저울질

백주연 기자 2026. 3. 1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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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 따라 정책변경 가능성에
신당13구역 동의서 징구 중단도
용두7구역은 조합원 반대 속 보류
관망 후 수익성 높은 방향 택할 듯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서울 중구 신당 13구역 일대 모습. 오승현 기자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방식으로 재개발 사업 추진을 검토하던 서울 지역 정비사업장에서 조합원 동의서 징구 절차를 중단하는 사례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6월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단체장에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정비사업 정책이 변경되거나 새롭게 나올 수 있어 사업 추진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정부에서 공공 주도의 주택공급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용적률 상향 등 인센티브가 주어질 경우 공공재개발로 선회하는 사업장이 생겨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금껏 신속통합기획 선정을 적극 준비해 온 서울 재개발 구역들이 최근 들어 슬그머니 발을 빼고 사업 절차를 잠정 중단한 상태다. 지방선거 이후 서울시의 주택정비사업 정책이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을 관망하다 주민들의 생각에 부합하고 수익성이 높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속도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동의서 징구율이 60% 정도이며 반대 비율은 20% 내외인 서울 중구 신당동 신당13구역은 최근 동의서 징구를 멈췄다. 신당13구역 재개발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지방선거 이후에 사업 방식이나 구역 계획이 변경될 수도 있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6월 이후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구역은 청구역과 바로 붙어있는 역세권인만큼 용적률을 높여 복합개발으로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신통기획 방식은 2021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표한 서울시의 맞춤형 주거정비사업 정책으로, 심의 기간이 줄어들고 빠른 계획 수립 속도가 장점으로 꼽히지만 후보지로 선정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고 서울시가 제사한 소셜믹스(단지 내 분양·임대 물량 같이 공급) 및 공공보행로 개방 등 공공기여 조건을 수용해야 한다. 동작구 노량진14구역 내 주택 소유주 A씨는 “신통기획이 민간재개발이라고 이름 붙여졌지만 공공기여나 재산권 제약 등이 공공재개발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며 “비슷한 용적률과 사업성이라면 공공으로 진행되는게 더 빠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량진14구역은 이달 3일 동작구청에 신통기획 사업 선정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고 동의서를 추가로 받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39번지 일대 용두7구역 전경. 오승현 기자

반대 민원이 빗발치면서 신통기획 후보지 최종 선정이 보류된 곳도 있다. 신통기획 반대율이 18.98%으로 집계된 서울 성동구 용두7구역이 대표적이다. 재개발 추진준비위 관계자는 “반대율이 20% 미만이고 찬성 동의율이 높아 사업에 선정됐어야 했는데 반대 민원이 너무 심해서 서울시에서 조율하라며 미선정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신통기획 반대 측 관계자는 “도심복합사업으로 진행하면 용적률이 상향될 수 있다”며 “남들이 한다고 아직 제대로 된 성과도 없는 신통기획에 무작정 찬성하라는 것에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종로구 창신12구역도 신통기획 재개발 사업 관련 찬성 동의서 징구를 멈춘 상태다. 창신동 재개발 추진위 관계자는 “현재는 동의서를 걷지 않고 있고 지방선거 이후인 6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진행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9구역과 10구역이 신통기획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12구역은 아직 착수를 안한데다 입지가 좋아서 굳이 신통기획이 아니어도 다른 재개발 방식으로 선회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후 주택이 밀집한 서울 종로구 창신동 143-37번지 일대 창신 12구역 모습 . 오승현 기자

이에 업계에서는 서울 내 신통기획 추진을 준비해 온 재개발 구역들 일부는 정부에서 강조하는 공공 주도 재개발 방식으로 선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공재개발은 주민 참여 의향율이 30%에만 도달해도 만점을 받도록 지표가 설계돼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10일 노후 도심을 재정비해 새 아파트를 공급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신규 후보지 공모를 이달부터 5월 8일까지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추천 후보지에 대한 사업성 분석과 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6월 최종 후보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공모는 2023년 이후 3년 만에 재개되는 것으로 기존의 정부 주도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이 직접 제안할 수 있도록 신통기획이랑 비슷하게 문턱을 낮췄다. 노후도와 면적 등 사업 유형별 지정 기준을 충족한 지역 주민은 신청 서류를 관할 자치구에 제출해 참여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시정비법에 근거해 조합이 운영되는 민간 재개발과 달리 이 사업은 공공주택 특별법을 기반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가 시행을 주도한다”며 “공공이 주도권을 가진다는 점에서 정부 정책 방향에 부합하기 때문에 사업 속도가 민간 재개발보다 빠르고 용적률 인센티브가 추가로 주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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