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 ISDS 완승 배경엔... “韓 정부, 어떤 국제법적 의무도 위반 안 해”
한국 정부가 스위스의 글로벌 승강기 업체 쉰들러가 제기한 약 3200억원 규모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완승한 배경에는 정부의 정당한 법 집행이 있었던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14일 새벽 2시 3분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중재판정부가 쉰들러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다”고 했다. 이로써 쉰들러가 한국 정부에 요구한 약 320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전부 내지 않게 됐다.
이 사건은 지난 2018년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인 쉰들러가 한국 정부에 약 5000억원 규모 ISDS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쉰들러 측은 2013~2015년 진행된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이 오너 일가의 ‘경영권 강화’ 차원에서 이뤄졌음에도 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 등 관계 당국이 이를 사실상 방치해 부당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쉰들러 측의 최초 ISDS 청구 액수는 약 5000억원이었으나, 지난 8년간 이뤄진 공방 과정에서 최종 배상 청구액은 32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해당 사건의 본질은 ‘주주 간 경영권 분쟁’에 불과한데도 그로 인한 불만을 국가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쉰들러의 시도는 부당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정부는 금감원의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심사와 공정위의 콜옵션 양도 조사 등 관련 조치도 적법하게 수행된 점을 입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가 투자협정상의 ‘충분한 보호 및 안전(FPS)’ 의무를 위반했다는 쉰들러 측 주장에 대해 정부는 “해당 의무는 국제법상 ‘물리적 보호’를 의미하는 것일 뿐 ‘법적 보호’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중재판정부가 우리 정부의 주장을 전적으로 받아들여 정부가 투자협정 상 어떠한 국제법적 의무도 위반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중재판정부는 설사 ‘법적 보호’까지 포함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쉰들러는 이미 한국 사법 체제 내에서 주주대표소송 등을 통해 충분한 법적 보호를 받았으므로 한국 정부가 투자자 보호 의무를 이행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쉰들러는 2014년 현대엘리베이터 이사 4명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해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원 및 이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서 현대그룹 측은 2023년 4월 현대엘리베이터 측에 배상금과 이자 합계 약 2815억원을 완납했다.
중재판정부는 한국 정부가 투자협정을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쉰들러 측이 주장한 손해에 대해선 별도로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또 ‘패소자 비용 부담 원칙’에 따라 한국 정부의 소송 비용 약 96억원도 쉰들러 측에서 돌려받게 됐다.
법무부는 “2018년 중재의향서 접수 이후 8년 간 진행된 대형 투자 분쟁으로서, 우리 정부가 거대 글로벌 기업의 공세를 국제중재에서 완벽히 방어한 값진 승리”라며 “ISDS 사건 중 중재절차 본안 심리단계에서 ‘전부 승소’를 거둔 역대 두 번째 사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정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향후 발생 가능한 후속 절차에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했다.
최근 법무부는 연일 ISDS 사건에서 승전보를 쓰고 있다. 작년 11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의 약 4000억원 규모 ISDS 취소 사건에서 승소한 데 이어, 지난달 23일에는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측에 160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ISDS 결과를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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