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1300만 돌파했지만, 사육신 후손들 갈등 50년 가까이 계속돼

전세원 기자 2026. 3. 1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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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신 후손들의 다툼이 반세기 동안 이어지면서 올해 제사도 '두 쪽'으로 찢어져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묘역을 두고 다음 달 12일 후손 단체인 '사육신선양회'(선양회)가 사육신묘에서 여는 춘향제에 또 다른 후손 모임인 '사육신현창회'(현창회) 측 인사는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급기야 2011년에는 김문기 후손이 선양회 회원들이 차린 제사상을 뒤엎는 등 사육신묘 앞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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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부터 후손 대립 시작
관객 수 10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역사적 배경이 된 강원 영월군 청령포에 지난 8일 관광객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사육신 후손들의 다툼이 반세기 동안 이어지면서 올해 제사도 ‘두 쪽’으로 찢어져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사육신묘에는 이름과 달리 6기가 아닌 7기의 묘소가 있다. 단종 복위를 꾀하다 처형된 걸로 익히 알려진 성삼문·박팽년·하위지·이개·유성원·유응부 외에도 김문기의 가묘가 설치돼있기 때문이다. 이들 묘역을 두고 다음 달 12일 후손 단체인 ‘사육신선양회’(선양회)가 사육신묘에서 여는 춘향제에 또 다른 후손 모임인 ‘사육신현창회’(현창회) 측 인사는 불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창회는 매년 10월 9일 한글날에 이곳에서 추계 제사를 지내고 있다. 선양회는 같은 날 강원 영월군에 있는 사육신 사당 창절사에서 열리는 제사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들의 갈등은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7년 국사편찬위원회가 김문기를 사육신으로 현창해야 한다고 결의하면서 시작됐다. 1456년 군 최고위직인 삼군도진무였던 김문기는 단종 복위 운동에 군대를 동원하는 역할을 맡았다가 실패하고 몸이 찢기는 거열형에 처해졌다.

사육신묘에는 원래 성삼문·박팽년·이개·유응부만 안장됐었으나, 서울시는 국사편찬위원회 결의에 따라 묘역을 성역화하면서 하위지·유성원·김문기의 가묘를 새롭게 조성했다. 기존의 사육신 후손들이 주축인 선양회는 생육신(生六臣) 중 한 사람인 남효온(1454∼1492)이 쓴 사육신 전기인 ‘육신전’에 김문기의 이름이 없다고 지적한다.

갑작스레 사육신에 포함된 배경엔 김녕 김씨로 김문기의 후손인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입김이 있었을 것이라고 의심한다.

반면 김문기 후손들이 몸담고 있는 현창회는 사육신의 처형을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에 유응부 대신 김문기의 활동상이 적혀있다고 반박한다.

급기야 2011년에는 김문기 후손이 선양회 회원들이 차린 제사상을 뒤엎는 등 사육신묘 앞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선양회 측 인사가 김문기를 비난하는 댓글을 썼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해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선양회는 2014년부터 매년 4월 둘째 주 일요일에 김문기를 배제한 제사를 지내고 있다. 당시 서울시장까지 나서며 2020년 양측 간 화해가 시도됐으나 현창회가 펴낸 사육신 평전의 수록 순서를 둘러싼 갈등 끝에 수포가 됐다.

선양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사육신 왜곡 사건의 전말’(가제)이라는 전자책을 펴내기로 했다. 이 책에는 김문기가 사육신을 ‘배신’했다는 주장도 담길 것으로 보여 양측 간 갈등이 다시 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유응부의 본관을 둘러싼 논란이 법적 분쟁으로까지 비화하며 상황은 더욱 꼬이고 있다. 선양회에서 활동 중인 천녕 유씨는 2019년 현창회 측의 기계 유씨 족보에 유응부의 이름을 삭제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5년간의 심리 끝에 2024년 양측의 주장을 모두 입증할 확실한 근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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