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일 명예교수 “평강·온달 이야기는 ‘남녀 차등’ 뒤집은 예”

강성만 기자 2026. 3. 1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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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등생극론'.

국문학계 권위자인 조동일(87)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몇년 동안 펴낸 저술 '대등한 화합'(2020), '대등의 길'(2024) 등에서 줄기차게 펴는 담론이다.

"대등은 만인·만생·만물의 상호작용이며 생극은 그 생성작용"이라는 조 교수는 앞으로 출간이 예정되어 있는 저술 '한일관계의 대등생극' '한불 문명 비교론' '학문의 영역 확대' '시공인문학'에서도 대등생극론 탐색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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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학 권위자 조동일 명예교수
지난 2월 출간 ‘대등생극론’에서
역사 철학 등 분야 ‘대등론’ 논의
조동일 교수. 강성만 선임기자

‘대등생극론’.

국문학계 권위자인 조동일(87)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몇년 동안 펴낸 저술 ‘대등한 화합’(2020), ‘대등의 길’(2024) 등에서 줄기차게 펴는 담론이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차등’이나 ‘평등’이 아니라, ‘대등’한 관계에서 서로 살리고(生·생) 억제하는(剋·극) 작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만 모두 다섯권의 단독 저서를 낼 정도로 나이가 무색한 집필 활동을 하는 조 교수는 올 2월에도 700쪽이 넘는 두툼한 책 ‘대등생극론’(지식산업사)을 냈다. 자신의 화두 ‘대등생극론’을 문학과 역사, 철학, 법, 종교 분야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살핀 저술이다.

예컨대 그는 조선 문인 중 ‘대등론자’로 노수신(1515~1590)과 이민구(1589~1670), 성대중(1732~1809)을 꼽고 그들의 시를 살폈다.

영의정까지 지낸 노수신은 시 ‘노새를 장사 지낸다’에서 수고를 많이 하다 죽은 노새의 죽음을 애통해 하면서 깊이 파고 두텁게 싸는 장사를 지내주겠다고 했다. 지은이는 노수신의 여러 시에서 가축이나 곤충 같은 미물에게도 대등의 정을 느끼고 몸으로 베푸는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며 공자의 예(禮)는 차등, 노수신의 정(情)은 대등의 표상이라고 짚었다.

‘대등생극론’.

삼국사기에 나오는 고구려 평강공주와 온달 이야기는 조 교수 보기에 상하의 차등뿐 아니라 남녀 차등도 뒤집은 예이다. 공주가 온달을 직접 배우자로 선택하고 온달의 결핍을 하나씩 해결하는 능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다. 조 교수는 남·북한도 “ 대등한 위치에서 생극하는 관계를 계속 가지다가 국가의 장벽을 무너뜨릴 정도로 확대되면 ” 통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

“대등은 만인·만생·만물의 상호작용이며 생극은 그 생성작용”이라는 조 교수는 앞으로 출간이 예정되어 있는 저술 ‘한일관계의 대등생극’ ‘한불 문명 비교론’ ‘학문의 영역 확대’ ‘시공인문학’에서도 대등생극론 탐색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강성만 선임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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