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의 숨결' 화첩으로 느낀다

박지혜 기자 2026. 3. 1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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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연 장서각, 단종 유배지 기록 '월중도' 공개]

강원도 영월 자취와 충신 절의 그린 기록화
장릉도·청령포도·관풍헌도 등 8폭 구성
조선 왕실 기억 담아…6월26일까지 전시
▲ '월중도' 표지. /사진제공=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이 오는 6월까지 보물로 지정된 '월중도'를 일반에 공개한다.

'월중도'는 조선의 제6대 왕 단종의 유배지였던 강원도 영월의 자취와 당시 충신들의 절의가 깃든 장소를 정조 대에 그림으로 제작한 화첩으로, 지난 2007년 보물로 지정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돼 있다.

이번 전시는 최근 단종과 호장 엄흥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과 더불어, 높아진 대중의 관심을 조선 왕실의 역사 및 예술 자료와 연결해 소개하기 위해 기획됐다.

화첩은 '장릉도莊陵圖', '청령포도淸泠浦圖', '관풍헌도觀風軒圖', '자규루도子規樓圖', '창절사도彰節祠圖', '민충사도愍忠祠圖', '읍치도邑治圖', '영월도寧越圖' 등 8폭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장릉도'에는 단종이 영월로 유배 온 뒤 머물던 청령포와 거처로 지낸 관풍헌과 자규루, 사육신의 사당인 창절사, 단종의 시종들이 그를 따라 순절한 낙화암 등이 그려졌다. '청령포도'는 단종이 유배된 청령포의 실경을 그렸으며, '관풍헌도'와 '자규루도'에선 단종이 거처로 쓰던 관풍헌의 모습과 자규시를 읊던 누각 자규루를 살펴볼 수 있다.

'창절사도'는 단종에게 절의를 지킨 사육신 등을 배향한 사당 '창절사'를 담아냈다. 창절사의 오른쪽 아래 '엄공정려嚴公旌閭'라고 적힌 엄흥도의 정려각인 비각도 묘사돼 있다.
▲ '월중도' 제2도 '청령포도'. /사진제공=한국학중앙연구원
▲ '월중도' 제1도 '장릉도'. /사진제공=한국학중앙연구원

'민충사도'는 영월 금강 변에 위치한 낙화암을 비롯해 민충사와 금강정을 그려냈으며, 영월부의 치소를 그린 회화식 지도 '읍치도'와 치소를 중심으로 한 영월 경내의 지리적 형세를 그린 '영월도' 역시 단종의 유배 생활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월중도'는 단종의 비극적 생애와 그를 기리는 조선 왕실의 기억을 담은 기록화라는 점에서 주요한 의미를 갖는다. 단종 복위 이후 영조와 정조 대에 이루어진 영월유적정비사업의 성과를 시각적으로 기록한 것이기도 해, 왕실이 역사적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고 기념했는지를 보여준다.

장서각 전시 관계자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단종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전달했다면, '월중도'는 실제 인물과 장소를 통해 역사를 보여주는 기록물"이라며, "이번 전시는 영화를 통해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된 관람객들이 조선 왕실의 회화를 통한 기록문화를 직접 살펴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전시실에서 오는 6월 26일까지 열린다.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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