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난 서울 호스텔 ‘일본인 모녀’ 엄마 의식불명…스프링클러 없었다

조해영 기자 2026. 3. 1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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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외국인 투숙자 10명이 중경상을 입은 서울 시내 캡슐호텔형 게스트하우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이전에 준공된 노후 건물에서 운영되는 숙박시설에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캡슐호텔형 숙소는 '일반숙박시설'에 해당하기 때문에 오래된 고시원에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한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 특별법 적용 대상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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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 게스트하우스 외국인 10명 부상
BTS 컴백 앞두고 관광객 숙소 안전 비상
지난 14일 저녁 화재가 발생한 서울 중구 소공동 캡슐호텔형 게스트하우스에서 15일 오후 소방대원들이 화재조사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화재로 외국인 투숙자 10명이 중경상을 입은 서울 시내 캡슐호텔형 게스트하우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이전에 준공된 노후 건물에서 운영되는 숙박시설에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BTS) 공연 등으로 숙박 비용이 치솟은 서울에서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가성비’ 숙소가 안전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6시10분께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캡슐호텔형 게스트하우스에서 화재가 발생해 외국인 투숙객 중 3명은 중상을, 나머지 7명은 경상을 입었다. 중상을 입은 피해자 가운데 20대 일본인 여성과 50대 중국인 남성은 병원 치료 중 의식을 되찾았으나, 20대 피해자의 어머니인 50대 일본인 여성은 여전히 의식불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난 곳은 명동·광화문 등 서울 시내 주요 관광지가 인접해 있는 7층짜리 건물이다. 화재 당시에는 캡슐호텔(3·6층)과 호스텔(7층) 등 숙박업소 2개가 영업 중이었는데, 캡슐호텔이 사용하는 3층에서 처음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6층에 투숙하다가 탈출한 인도 관광객 데시라지(48)는 “연기가 심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다. 직원이 뒷문에 있는 철제 계단으로 안내해 탈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중상을 입은 일본인 모녀는 당시 상주 직원이 퇴근한 7층 호스텔 투숙객으로 알려졌다.

화재가 시작된 캡슐호텔은 2층 침대 여러 개를 이어 붙여 좁은 공간에 다수의 숙박객을 받을 수 있는 ‘벌집형’ 구조로, 1박 가격이 3만~5만원대에 불과해 젊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곳이었다. 공하성 우석대 교수(소방방재학)는 “단위면적당 가연물의 양이 많을수록 화재 위험이 큰데, 칸막이마다 가연물일 수 있기 때문에 위험도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투숙객이 많고 복도도 좁다면 피난이 지연될 위험도 있다”고 짚었다.

문제는 이렇듯 화재에 취약한 캡슐호텔형 게스트하우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해당 건물은 2000년 이전에 준공돼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해당 건물의) 소방시설 세부 현황을 보면 스프링클러는 설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 개정으로 2018년부터 6층 이상의 숙박시설에서, 2022년부터는 층수와 관계없이 면적 600㎡ 이상을 사용하는 숙박시설에서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그 이전에 준공된 건물에는 해당 규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캡슐호텔형 숙소는 ‘일반숙박시설’에 해당하기 때문에 오래된 고시원에 간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한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 특별법 적용 대상도 아니다. 오는 21일 비티에스의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이 일대 숙소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릴 예정이지만 상당수 숙소가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숙소 예약 누리집 등을 검색해보면, 현재 서울 시내에만 유사한 형태의 캡슐호텔이 10여개에 이른다.

서울시 중구청은 16일부터 게스트하우스 등 소규모 숙박시설을 대상으로 화재 안전 특별점검을 하고, 전체 숙박업소에 화재 예방과 안전관리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공하성 교수는 “일정 면적에 몇 명이 숙박하는지에 따라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볼 수 있다”며 “법 개정이 어렵다면 스프링클러 유무를 이용자들에게 알리는 방식으로 유인책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박찬희 기자 ch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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