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논단] 대통령의 조언 합당하다

권혁두 국장(영동주재) 2026. 3. 1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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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권혁두 국장(영동주재)

이재명 대통령은 얼마 전 SNS를 통해 "개혁은 외과시술적 교정이 유용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도 했다. 검찰·사법개혁을 놓고 정부와 여당이 엇박자를 내며 내분 양상을 보이던 시점에 내놓은 말이다. 의원총회를 거쳐 확정한 정부 안을 뒤집으려는 당내 강경론자들을 겨냥한 말로 해석됐다. 잘라내야 할 부위만을 정교하게 제거하는 고도의 공학적 기술이 동반돼야 온전한 개혁을 이룰 수 있다는 조언이었다. 환부만 도려내면 될 수술에서 장기 전체를 들어내 환자에게 피해를 주는 우를 범하지 말자는 메시지다.

정부는 지난 3일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법안을 입법 예고 했다. 기존 정부안과 당내에서 수정을 요구한 내용을 절충한 법안으로 의총에서 당론으로 추인됐으나, 한편인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 법사위가 발목을 잡았다. 여당 강경파들은 공소청 수장 명칭을 검찰총장으로 정한 명칭 문제부터 제동을 걸었다. 두 기관의 긴밀한 공조를 위해 중수청이 수사를 시작할 때 공소청에 통보하도록 한 조항도 공소청이 우회적으로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현직 검사를 일괄 면직시키고 재심의를 거쳐 공소청 검사를 신규 임용하자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당정은 이달 중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내부 조율을 이어가고 있으나 산넘어 산이 될 전망이다. 6월 지방선거 후 입법이 추진될 공소청 보완수사권 문제가 더 튼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대통령과 정부는 불가피한 경우 공소청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당 강경파는 완벽한 수사·기소 분리를 앞세워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선으로 격하해야 한다고 맞선다. 

이 와중에 친여 유튜버 김어준씨의 채널에서 폭탄이 터졌다. 출연한 한 전직 기자가 "대통령 최측근이 검찰과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을 펼쳐 파문이 커지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다수의 고위 검사들에게 `대통령 사건 공소를 취소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주장이다. 고위급이 '대통령 공소를 취하하면 보완수사권을 유지시키겠다'는 딜을 검찰에 제안했다는 취지였다. 김어준씨는 그동안 여당 강경파와 어깨를 같이해온 사람이다. 때문에 당내외 비명세력이 조직적인 대통령 흔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돈다. 민주당은 채널 출연 기자를 경찰에 고발했으나 운영자인 김어준씨는 제외했다. 

경찰이 수사해 검찰에 송치하는 사건이 연간 80만건에 달한다. 검사의 보완수사를 거쳐 기소가 완성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말이다. 검찰의 보완수사 폐지가 부실한 수사와 부실한 기소로 이어져 범법자가 이득을 누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 수사가 늘 완벽할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면 최소한의 보완 장치를 마련하는 게 상식이다.

대통령도 강조했듯이 사법 개혁의 본질은 `국민 권익과 인권 보호'에 있다. 하지만 지금 여당이 몰아붙이는 개혁이 그 길로 가고있는 지 확신하기 어렵다.  

법왜곡죄와 재판소원제 등 이른바 '사법 3법'이 지난 12일 시행에 들어갔다. 법왜곡죄 첫 수사는 한 법무법인에 의해 고발당한 조희대 대법원장이 받게됐다. 그는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사건을 유죄취지 파기환송 했다가 민주당과 지지자들로부터 집요한 공격을 받아왔다. 재판소원제 도입 첫날 납북어민 피해자 사건 등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됐다. 하지만 자녀 명의로 불법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구입한 게 드러나 최근 대법에서 의원직이 상실된 양문석 민주당 의원이 재판소원 청구를 검토 중이라는 얘기기 들리며 입법 취지가 의심받고 있다. 판검사의 자의적 판결과 수사를 견제해 국민기본권 침해를 막겠다는 입법 명분이 초장부터 흔들린다는 지적이다. 소원 남발을 방지할 사전 장치 모색 없이 번갯불에 콩을 튀겼다는 비판이 적지않다.  

대통령은 "국민 지성의 무서움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오만했다가는 호된 역풍을 맞게될 것이라는 대통령의 경고는 야당의 지리멸렬로 줍다시피 한 압도적 지지율에 취해있는 여당부터 되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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