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지넷이 꼽은 경기도 10대 어젠다] “공급자·수요자 재원 안정화 재무 설계를”
공기관 기금 지원 정책 제시
입주민 저리 융자 브릿지론
투기 완화·실수요 중심 시장
토지임대부 결합 방식 거론


후분양 전환은 단순히 분양 시점을 늦추는 문제가 아니다. 분양 기준, 공공기관 재무 구조, 수요자 금융 지원까지 함께 설계해야 하는 정책이다. 특히 경기주택도시공사(GH) 공급주택을 완전 후분양 방식으로 전환하려면 분양 기준을 명확히 하고 재원 구조와 금융 지원 체계를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분양 재원 안정화 기금…공공기관 재무 구조 개편 필요
후분양 확대 논의에서 가장 먼저 거론되는 문제는 자금 조달 구조다. 선분양 방식에서는 분양 계약금과 중도금을 통해 공사비 상당 부분을 충당할 수 있지만, 후분양은 건설사가 공사 기간 동안 필요한 자금을 먼저 부담해야 한다.
공공기관 역시 이런 방식에서는 단기적으로 부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공사 기간 동안 자금이 묶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공기관이 후분양 확대에 소극적이었던 배경에도 이러한 재무 부담이 작용해 왔다.
경지넷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후분양 재원 안정화 기금'이라는 정책 장치를 제시한다. 공사 기간 동안 필요한 자금을 별도 기금이나 공적 금융을 통해 지원해 공기업의 일시적인 재무 부담을 완화하자는 구상이다. 장기적으로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체계 역시 후분양 사업 특성을 반영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택수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팀장은 "후분양이 어려운 이유는 제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 구조의 문제"라며 "재원 구조를 함께 설계하면 충분히 현실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무주택자 부담 줄일 '경기도형 후분양 브릿지론'
후분양 전환 과정에서는 수요자 부담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선분양은 계약금과 중도금을 나눠 납부하는 구조지만 후분양은 입주 시점에 분양대금을 납부하는 경우가 많다.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제시되는 방안이 '경기도형 후분양 브릿지론'이다. 공공이 저리 금융을 제공해 입주 시점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일정 기간 금융 지원을 받은 뒤 장기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하도록 설계하면 수요자의 자금 부담을 분산시킬 수 있다.
이 같은 금융 지원이 병행될 경우 후분양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요 위축 우려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공주택 공급 방식이 바뀌더라도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이 흔들리지 않도록 정책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토지임대부 병행해야 주거 안정 효과
후분양 전환 논의와 함께 토지임대부 방식도 함께 거론된다. 토지임대부는 공공이 토지를 계속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으로, 주택 가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토지 비용을 제외할 수 있어 초기 분양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 방식은 주택을 투자 상품처럼 바라보는 구조를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토지 가치 상승 이익을 공공이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주택 공급에서 투기 수요를 줄이고 실수요 중심 시장을 만드는 정책 수단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경지넷은 후분양과 토지임대부가 결합될 경우 공공주택 공급 구조를 보다 안정적인 방향으로 설계할 수 있다고 본다. 공급 물량 확대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주거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공급 방식 자체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이다. 정택수 팀장은 "공공주택은 단순한 공급 상품이 아니라 주거 안정 정책의 핵심 수단"이라며 "후분양과 토지임대부 같은 공급 방식 논의가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다예 기자 pdye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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