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의 CNN 인수는 트럼프의 큰 그림?
[해외 미디어 동향] 워너브러더스 인수전 승리한 파라마운트… CNN 독립성 훼손 우려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파라마운트가 CNN의 모기업 워너브러더스 인수에 착수하면서 CNN의 논조가 '친트럼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파라마운트가 트럼프 행정부의 환심을 사기 위해 CBS에 개입해 내부 반발을 부른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에서 빠지겠다고 밝혔다. 파라마운트의 주당 31달러 인수 제안을 맞출 만큼 인수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판단이다. 정부의 독과점 심사를 통과하면 100년 역사의 할리우드 대표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가 파라마운트 손에 들어오게 된다.
앞서 넷플릭스 인수 논의 당시에는 워너브러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와 HBO·HBO 맥스 등이 인수 대상으로 논의됐다. CNN, 디스커버리 등 케이블TV 채널은 워너브러더스가 별도 회사로 분할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파라마운트는 인수 대상에 케이블TV 채널까지 포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7일 <CNN에게 소유권 변경은 갑작스러운 불확실한 미래를 의미한다> 기사에서 파라마운트 CEO 데이비드 엘리슨을 두고 “CBS 뉴스를 대대적으로 개편한 것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라고 평가한 뒤 “CNN 내부에선 자부심의 원천이었던 편집국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스카이댄스를 설립한 뒤 2025년 파라마운트를 인수한 데이비드 엘리슨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도 참석했다. 그의 부친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친구다.
데이비드 엘리슨은 지난해 9월, 보수 싱크탱크 대표 출신의 케네스 R. 와인스타인을 CBS 옴부즈맨에 임명했다. 옴부즈맨 임명은 파라마운트 합병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 조건 중 하나였다. 지난해 10월엔 주류 언론을 비판하는 온라인 매체 '프리 프레스'를 운영하던 바리 와이스를 편집국장에 발탁했다. 바리 와이스는 발탁 전 방송 경력이 없었다.
바리 와이스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테러범수용센터'(CECOT)로 추방된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보도를 방송 3시간 전 취소시켰다. CBS는 “추가 취재가 필요해 연기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보도 담당자는 “편집상 결정이 아니라 정치적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데이비드 엘리슨이 인수하기 전에도 파라마운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줄곧 받았다. 스카이댄스 인수·합병 당시 연방통신위원회(FCC) 승인이 필요했는데 FCC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였기 때문이다. 파라마운트는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16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하며 CBS 시사프로그램 '60분'에 제기된 손해배상 소송도 마무리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CBS가 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한 소송이었다.
NYT는 “CNN에서 바리 와이스 CBS 국장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그가 CNN의 편집 방향과 편성 결정에 자문을 제공할 수도 있고 아니면 CBS 뉴스 업무에만 집중할 수도 있다”며 “인수가 성사될 경우 CBS와 CNN의 운영이 통합될 수도 있다”고 했다.
미국의 미디어 비평매체 '미디어 매터스'는 “트럼프는 워너브러더스의 자산, 특히 자신이 혐오하는 기자들이 있는 CNN을 자신의 편에 속한 인물의 손에 넘기고 싶어 했다”며 “이번 결과는 대통령이 주요 언론사의 소유권을 자신의 측근에게 넘기도록 조종한 '정치적 거래'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이는 자유 사회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지만, 일부 권위주의 지도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전술”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13일 데이비드 엘리슨이 CNN을 인수하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새로운 경영진 아래 CNN의 저널리즘 수준이 향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수 시기가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도 밝혔다. 기성 언론과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피트 헤그세스 장관은 데이비드 엘리슨이 CBS를 소유하게 된 이후 바리 와이스 국장의 도움으로 CBS '60분'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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