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이달들어 벌써 17조 담아…月최대 순매수 가나

신지민 기자 2026. 3. 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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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2위 달해…저가매수 등 영향
삼전에 8조 몰려…하이닉스엔 3조
에쓰오일 등 중동 관련종목도 상위
“중동사태 장기화 땐 5000선 붕괴”
이달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5분 53초께 코스피200선물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연합뉴스

중동 지정학적 긴장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액이 이달 들어서만 17조 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로 코스피 급락 구간마다 개인이 대거 사들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이같은 매수세가 지속되면 월간 기준 개미들의 국내 주식 순매수 규모가 역대 최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거래대금은 17조 61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주식워런트증권(ELW)을 제외한 수치다. 이달 9거래일 중 7거래일에 ‘사자(Buy)’를 택했다. 월 기준 개인 순매수 규모로는 역대 2위에 해당한다. 현재 최고 기록은 2021년 1월의 22조 3384억 원이다. 코로나 펜데믹 당시 ‘동학개미 운동’이 확산되며 개인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아직 3월 거래일이 12일 정도 남아 있어 추세가 이어질 경우 최고액을 경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존 2위였던 2020년 3월의 11조 1869억 원은 이미 크게 웃돌았다.

이달 증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지정학적 긴장감과 국제 유가 상승이 겹쳐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3조 2396억 원, 5조 1279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결과적으로 지수 급락 때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개인이 대부분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3일이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이 5조 1487억 원을 순매도하며 전 거래일 대비 7.24% 급락했지만 개인은 하루 동안 5조 7974억 원을 순매수했다. 9일에도 지수가 5.96% 하락하자 개인은 4조 6242억 원을 사들이며 저가 매수에 베팅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조 1735억 원, 1조 5441억 원을 팔아치웠다.

개인 자금은 주로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집중됐다. 널뛰기 장세 속 상대적으로 실적 안정성이 높은 기업들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3일부터 13일까지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로 7조 9466억 원이 유입됐다. SK하이닉스가 3조 3501억 원으로 2위였다. 현대차 역시 1조 9433억 원이 유입되며 상위권에 올랐다. 중동 리스크와 연관된 종목들도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됐다. 개인은 LIG넥스원과 S-Oil(에쓰오일)을 각각 5846억 원, 5382억 원 사들였다. 대표적인 방산·정유주로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수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개인의 투자 전략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개인이 급등 종목에 추격 매수하는 성격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지수 급락 구간에서 대형주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펜데믹 때와 달리 이번 장세는 기업들의 이익 성장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펀더멘털을 기본으로 매수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변수는 ‘이란 쇼크’ 장기화 우려로 코스피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동 전쟁이 2주를 넘어가면서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 증가세는 다소 꺾인 분위기다. 1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20조 1461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4일(132조 원)에 비해 8%가량 줄어들었다. 지금까지는 대부분 하루 이틀 급락 뒤 다시 급반등했지만, 배럴 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기업 실적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해 시장도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가 최악의 국면은 지났지만 아직 안정 국면으로 보긴 어렵다면서 코스피 지수가 최대 4885포인트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지민 기자 jim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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