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창조적 파괴로 생산성 높여 … 새로 생기는 직업이 더 많을것

임성현 특파원(einbahn@mk.co.kr) 2026. 3. 1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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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필리프 아기옹 인시아드 교수 인터뷰
일자리 창출 효과가 압도적
기존 산업 다 잠식당할거란
사스포칼립스 공포는 기우
AI, 경제성장 마중물 역할
오히려 걱정되는건 AI독점
새로운 혁신가들 수혈돼야

인공지능(AI)이 급속히 발전하는 가운데 한쪽에선 전 세계 투자금이 AI로 쏠리는 AI 버블론이, 다른 한편에선 소프트웨어(SW) 산업을 비롯한 금융·부동산·물류 등 기존 산업이 잠식당할 것이라는 AI 파괴론이 확산되고 있다. '창조적 파괴'의 창시자 조지프 슘페터의 후예로 불리는 필리프 아기옹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교수(69)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매일경제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사스포칼립스' 공포도 창조적 파괴의 한 과정이라는 낙관론을 폈다. 특히 AI의 생산성 효과가 일자리·산업 대체 효과를 압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음은 아기옹 교수와 일문일답.

-기존 산업을 파괴하는 AI의 급속한 발전이 논란이 됐는데.

"자연스러운 기술의 진보다. AI가 이 같은 창조적 파괴 현상을 촉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AI를 도입하는 기업들은 더 생산적이 된다. 결과적으로 더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제품에 대한 새로운 수요나 업무가 증가하게 되고 이런 생산성 효과가 대체 효과를 상쇄하게 된다."

-기존 산업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부작용이 있는데.

"AI로 인해 일자리 파괴가 일어날 것이고 특정 직업들은 쓸모없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과 파괴가 동시에 일어난다. 사라지는 직업도 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 덕분에 새로운 직업 활동도 활발해질 것이다. AI를 활용해 더 많은 아이디어를 재조합해 새로운 아이디어나 직업을 만들 수 있다."

-AI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AI를 활용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대응하려면 좋은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스스로 계산하고, 수학적 연구를 하고, 책을 읽고 쓰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우는 법을 배우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 위에 '유연안전성(flexicurity)'이라는 덴마크 모델이 결합돼야 한다."

-AI 버블 논란이 한창이다.

"아직은 버블 단계가 아니다. 곧 터질 것 같지도 않다. 어느 순간 버블이 터진다고 해도 세상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정보기술(IT) 버블이 터졌을 때도 세상은 끝나지 않았다. 금융위기를 촉발한 것도 버블 그 자체가 아니라 블랙스완 같은 뜻밖의 상황들과 가계의 과도한 부채였다."

-AI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AI의 미래는 대단히 밝다. 문제는 그 거대한 힘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AI가 한두 기업의 독점으로 이어진다면 새로운 혁신가들의 진입을 막아 성장의 장애물이 될 것이다. AI 혁명에 맞는 경쟁정책이 필요하다. AI는 성장을 촉진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지만 잘 활용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다. 그러지 않으면 AI는 실업과 불평등을 초래하는 위험한 길로 우리를 인도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경제의 최대 리스크는 무엇인가.

"얼마 전까지는 트럼프 관세였는데 이젠 전쟁이 가장 큰 리스크가 됐다. 미국, 이탈리아, 영국 등에서 포퓰리즘이 확산되는 것도 걱정스럽다. 하지만 낙관론을 갖고 있다. 미 대법원이 트럼프 관세에 위법 판결을 내린 것처럼 말이다.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힘을 합치면 거대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란 전쟁의 경제충격을 어떻게 진단하는가.

"국제통화기금(IMF)도 밝혔지만 전쟁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연간 최대 0.4%포인트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고 인플레이션도 0.4~0.5%포인트 상승할 것이다. 전쟁이 장기화한다면 인플레이션 상승과 결합된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 그렇더라도 세계 경제가 붕괴할 수준은 아닐 것이다."

-유가 상승으로 각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각국의 가계나 기업이 전쟁의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가계를 위해 기초생필품에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에너지 가격 상승에 맞선 기업들을 지원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트럼프 관세는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무역장벽이 성장에 가장 해롭다. 자유무역은 혁신을 위한 더 큰 시장을 만들고, 전 세계적으로 경쟁 환경을 조성해 혁신을 촉진하고, 지식의 전파를 확산한다."

-미·중 간 무역·기술 분쟁에 따른 각국의 대응은.

"양국 분쟁으로 인한 경제 피해도 있지만 경쟁을 통해 혁신을 촉진하고 성장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다른 국가들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밝힌 것처럼 서로 협력해 새로운 가치사슬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슘페터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사실 슘페터는 이론이 없었다. 당시엔 현대적인 성장이론이나 실증연구가 없었다. 우리는 경쟁이 혁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증명했다. 슘페터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모델이 없어 주류가 되지 못했다. 우리가 창조적 파괴를 통한 성장을 주류 경제학으로 올려놓은 것이다."

-노벨상을 수상한 원동력은.

"창조적 파괴라는 아이디어를 30년간 끝까지 좇았던 덕분이다. 로버트 솔로나 폴 로머 모델로는 설명할 수 없었던 '솔로 잔차(Solow Residual)'(자본·노동으로 설명되지 않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라는 블랙박스를 열고 싶다는 집착이 있었다."

필리프 아기옹 교수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필리프 아기옹 교수는 평생 조지프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개념을 이론화하고 실증하는 데 매진했다. 기술 발전을 통한 성장 패러다임을 연구해왔고 저서 '내생적 성장 이론' '성장의 경제학' '경쟁과 성장'으로 유명하다. 프랑스 인시아드 석좌교수이자 콜레주드프랑스 및 런던정경대(LSE) 교수다.

[뉴욕 임성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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