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함 파견’ 요구, 미·일 정상회담 앞 다카이치에 막대한 압박”

조문희 기자 2026. 3. 1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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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28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의 주일미군 기지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에 탑승해 주일미군의 환영을 받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일본·중국·영국·프랑스 등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구한 데 대해 이번주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특히 압박이 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구 발언을 놓고 그가 방미 중인 다카이치 총리를 공개 석상에서 곤란한 처지에 빠뜨릴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역시 “트럼프 대통령 포함 미 정부 고위 관료가 구체적인 국가명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오는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의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동아시아 국장을 지낸 크리스토퍼 존스톤 아시아그룹 파트너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인 2015년 일본 정부가 ‘존립 위기 사태’시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안보관련법을 정비한 일을 거론하며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일본의 의존도를 고려할 때,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거절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FT에 말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데니스 와일더 조지타운대 선임연구원은 “(전임) 고이즈미 총리는 2004년 부시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이라크 재건 및 인도적 지원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일본 자위대 병력을 파견해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면서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자위대가 실제 전투 작전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와일더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일본을 세계 군사 강국 반열에 올려놓으려는 다카이치 총리에게 있어 “현실 세계의 시험대”라고 말했다.

닛케이는 현행법상 자위대가 호르무즈 해협 인근 활동에 나설 수 있는 시나리오로 존립위기사태 판단에 따른 집단적 자위권 행사, ‘중요영향사태’ 내지 ‘국제평화공동대처사태’ 등 판단에 따른 후방 지원 등을 거론했다. 다만 이들 안은 선제공격 등 국제법 위반 행위가 없다는 전제를 요구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먼저 공격에 나선 이번 전쟁에 대한 평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현재까지 미국 행위에 대한 국제법적 평가를 피하고 있다.

평시 활동 형태의 ‘우회 파견’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일본 정부는 트럼프 1기 시절인 2019년 호르무즈 해협 내 유조선 피습 사태를 계기로 미국 정부로부터 민간 선박 보호를 위한 국제해양안보구상 참여 요청을 받았으나 보류한 바 있다. 대신 일본은 방위성 설치법상 ‘조사·연구’를 명목으로 민간 선박 보호를 위한 호위함을 파견하고 선박이 습격당하는 등 사태엔 자위대법에 근거한 ‘해상경비행동’ 발령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집권 자민당 간부인 고바야시 다카유키 정무조사회장은 15일 NHK 프로그램에서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를 위한 자위대 파견 여부와 관련해 “허들이 매우 높다”며 “법리상의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지만, 신중히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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