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계서 존재감…볕드는 '마티네 콘서트'
한적한 시간에 저렴하게 관람
예술의전당 등 대대적 마케팅
소품곡 위주서 레퍼토리 확장
차이콥스키 교향곡까지 연주

클래식 공연계의 조연 역할을 맡아왔던 마티네 콘서트가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티네 콘서트는 프랑스어로 오전을 뜻하는 ‘마탱(Matin)’에서 유래한 말로 통상 점심 즈음 열리는 낮 공연을 뜻한다.

가벼운 소품곡 위주의 대중적 레퍼토리, 4만원 이하의 저렴한 티켓 가격이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저렴한 낮 공연’에만 머물지 않고 존재감이 뚜렷한 공연 브랜드로 진화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공연장에 안정적 수익을 안겨주는 ‘효자 상품’이다.
마티네 콘서트의 터줏대감은 예술의전당이다. ‘11시 콘서트’, ‘마음을 담은 클래식’, ‘토요콘서트’ 등 세 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그중 11시 콘서트는 올해 22번째 시즌을 맞는 장수 공연이다. 매월 두 번째 목요일, 배우 강석우의 해설과 함께 진행되며 중장년 여성 관객 중심의 탄탄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2일 공연에선 지휘자 남으리가 이끄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신영호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했다.
‘토요콘서트’는 올해부터 토요일 오후 5시로 시간대를 옮겼다. 내년 베토벤 서거 200주년을 앞두고, 1년간 베토벤을 집중 조명하는 프리뷰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오는 3월 21일 공연은 지휘자 지중배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인 피아니스트 윤홍천이 함께 한다. 베토벤이 피아니스트로 초연한 곡,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교향곡 2번을 함께 들려준다.
예술의전당은 “주말 오전에서 오후로 시간대를 옮겨, 보다 폭넓은 관객층이 클래식 음악을 일상에서 즐기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부터 12월까지 매월 또는 격월, 8회 진행된다.
성남아트센터도 마티네 콘서트에 있어선 소문난 강자다. 2006년 이후 올해로 21번째 시즌을 맞는다. 3월부터 12월까지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에 열린다. 2021년부터는 한 나라의 음악 전통을 집중 조명하는 콘셉트를 도입, 프랑스·영국·이탈리아·체코·오스트리아를 차례로 소개해 왔다. 올해의 여행지는 독일이다.
3월 19일 베토벤 프로그램으로 포문을 열고, 5월 공연은 ‘마티네 콘서트 200회’를 기념하는 특별 무대로 꾸며진다. 피아니스트 김태형·지휘자 홍석원·최수열이 모차르트의 ‘세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선보인다.
마티네의 외연이 넓어지면서 레퍼토리도 보다 다채로워졌다. 가벼운 소품곡에서 벗어나 대형 협주곡과 교향곡까지 아우르는 ‘풀 오케스트라’ 편성의 마티네가 등장했다. 아트센터인천과 인천시립교향악단이 공동 기획한 ‘조조(早朝) 클래식’이 대표적이다. 인천시향 주도로 올해 총 4회에 걸쳐 진행되며 주제는 ‘악기의 재발견’이다. 오케스트라 무대에서 좀처럼 주인공이 되기 어려웠던 비올라·트럼펫·더블베이스·바순을 협연 악기로 전면에 내세웠다. 최수열 인천시향 예술감독은 “오케스트라 협연 악기로 만나기 어려운 귀한 악기들을 선보이는 의미 있는 기획”이라고 말했다.
마포문화재단은 ‘국내 1호 마티네 해설자’를 앞세워 후발주자의 약점을 지웠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MAC 모닝 콘서트’의 진행을 맡은 김용배는 예술의전당 사장을 역임하며 국내에 마티네 콘서트를 처음 도입한 인물이다. 매월 네 번째 수요일 오전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며, 오는 3월 25일 오전 11시 첫 무대는 지휘자 김광현이 이끄는 오케스트라M과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메조소프라노 김선정이 협연한다. 고영근 마포문화재단 대표는 “예술은 감동이지만 관람은 습관”이라며 “클래식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즐기도록 기획했다”고 강조했다.
마티네는 상대적으로 해설자의 역할이 큰 만큼, 이들의 면면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 예술의전당은 강석우가 오랜 기간 11시 콘서트 얼굴로 자리를 지켜왔다. 성남아트센터는 올해부터 아나운서 한석준을 새로 기용했다. 아트센터인천처럼 지휘자가 직접 해설에 나서는 방식도 많다.
수익 구조도 탄탄해 공연장의 ‘효자 상품’으로 회자된다. 전석 1만~4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에도, 기업 스폰서가 뒷받침되면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선 공연장의 비는 시간대를 활용한 마티네 콘서트를 지원하면서, 클래식 음악의 향유 계층을 넓히는데 일조하는 ‘메세나’ 활동으로 점수를 딸 수 있다. 공연계 관계자는 “다양한 관객을 끌어모아 클래식 저변을 넓히는 동시에, 기업 스폰서를 통해 수익 걱정도 없는 확실한 효자 상품”이라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 sw75j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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