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함 요청 받은 중·일·영·프, 동의도 거절도 않고 ‘모호성 유지’

이정연 기자 2026. 3. 15.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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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항로 보호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청받은 중국·일본·영국·프랑스는 즉각적인 동조나 거절 뜻을 밝히지 않았다.

14일(현지시각) 류펑위 주미국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과 관련해 "우리는 상황이 악순환하며 번지는 것을 피하고, 분쟁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사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고 미국 시엔엔(CNN), 러시아 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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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호르무즈해협을 표기한 지도.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항로 보호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청받은 중국·일본·영국·프랑스는 즉각적인 동조나 거절 뜻을 밝히지 않았다. 각국은 모호한 태도를 유지한 채 전략적 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셈법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14일(현지시각) 류펑위 주미국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과 관련해 “우리는 상황이 악순환하며 번지는 것을 피하고, 분쟁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사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고 미국 시엔엔(CNN), 러시아 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 원유의 45%를 들여오는 중국은 “모든 당사자가 안정적이고 막힘없는 에너지 공급을 보장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군함 파견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류 대변인은 “중동 긴장 완화에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중재외교를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중국은 이란과 에너지 교역 등을 통해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공개적으로 거부하지 않았다. 이는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미-중 정상회담을 고려한 행보로 보인다. 미국 쪽 요청은 정상회담 의제와 성과 협의를 위한 미·중 고위급 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 나왔다. 데니스 와일더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중국 분석 책임자는 “중국은 이미 이란과 중국 선박의 안정 통과를 보장하는 협정을 맺고 있다”며 중국이 미국과 협력하고 군함을 보내는 일은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11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라스알카이마 북부에서 바라본 호르무즈해협 인근 걸프만 해상에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 라스알카이마/로이터 연합뉴스

일본에서는 오는 19일 워싱턴에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직접 군함 파견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정부 고위 관료가 이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 국가의 이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의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인 2019년 이란과 군사 충돌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등에 ‘호르무즈 다국적 해양 연합’으로 불리던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동참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일본은 독자적으로 자위대를 파견해 전쟁에 직접 휘말리는 상황을 피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자국군 손실 위험이 큰 이란전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로이터 통신과 르몽드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군함 파견 여부는 거론하지 않은 채 “우리는 앞서 밝혔듯, 동맹국·파트너들과 함께 이 지역(호르무즈 해협) 해상 운송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3일 “우리는 누구와도 전쟁 중이지 않다”며 “프랑스의 입장은 순전히 방어적”이라고 강조했다. 호르무즈해협 일대로 항모 전단을 당장 전개하거나, 이란 본토 공습에 동참할 계획은 없다며 선을 그은 것이다.

베이징·도쿄/이정연 홍석재 특파원, 천호성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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