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의 은밀한 사생활] 봄의 전령사, 네발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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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지 않았는데 요즘 주변에서 양지 바른 곳을 날아다니는 나비를 만날 수 있다.
봄의 전령사 '네발나비'다.
환삼덩굴이 자라는 곳에서는 자연스럽게 네발나비 애벌레도 자라고 그 애벌레는 번데기를 거쳐 다시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하늘을 날아오른다.
우리가 환삼덩굴을 모두 없애 버린다면 네발나비의 삶도 위태로워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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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지 않았는데 요즘 주변에서 양지 바른 곳을 날아다니는 나비를 만날 수 있다. 봄의 전령사 ‘네발나비’다.

관찰하다보면 흥미로운 점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나비인데 다리가 네 개뿐인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곤충이라면 다리가 여섯 개 있어야 한다. 그런데 네발나비는 이름처럼 네 개의 다리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 그 이유는 앞다리 한 쌍이 매우 짧고 가늘게 퇴화했기 때문이다.
퇴화한 앞다리는 걷는 데 거의 사용하지 않고 대신 꽃의 맛을 보고 주변을 탐지하는 감각기관 역할을 한다. 우리가 손끝으로 음식을 살짝 찍어 맛을 보듯 네발나비는 ‘다리로 맛을 보는 것’이다. 그래서 얼핏보면 네 발로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독특한 다리 구조는 단순한 퇴화가 아니라 역할 분담의 결과다. 곤충들은 진화과정 속에서 필요성이 낮아진 기관은 줄이거나 없애버리고 필요한 기능은 발달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네발나비도 걷는 기능은 가운데 다리와 뒷다리 네 개에만 의지하고 앞다리 두개는 감각기능을 특화시키는 방식으로 발전한 것이다. 겉보기엔 부족해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더 정교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은 불필요한 것을 없애는 동시에 필요한 기능은 정교하게 다듬는다.

환삼덩굴은 여름철 들판이나 길가를 뒤덮는 덩굴식물이다. 다른 식물 위로 거침없이 기어오르고 줄기에는 날카로운 잔가시가 있어 옷에 달라붙기까지 한다. 사람들에게는 성가신 잡초로 여겨지며 농부들에게도 반갑지 않은 존재다.
그러나 자연의 눈으로 바라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 마리 나비에게는 소중한 생명의 터전이다. 사람에게는 골칫거리일지라도 네발나비에게는 삶의 요람이다. 환삼덩굴이 자라는 곳에서는 자연스럽게 네발나비 애벌레도 자라고 그 애벌레는 번데기를 거쳐 다시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하늘을 날아오른다.
우리가 환삼덩굴을 모두 없애 버린다면 네발나비의 삶도 위태로워질 수 밖에 없다. 자연을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런 공생관계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풀 한 포기, 잡초 하나가 또 다른 생명에게는 삶을 이어가게 하는 소중한 동반자다.
생태계는 수많은 생명들이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다. 우리들의 삶처럼…. 자연이 우리에게 전하는 소중한 교훈이다.
[청개구리 쌤, 지영군 곤충교육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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