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칩플레이션에 물류비까지 급등… 등골휘는 삼성·LG 가전

장우진 2026. 3. 1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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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TV 부문 적자 전망
스마트폰도 수익성 하락 예상
LG전자 B2C 위축… 실적 빨간불
월드컵 특수 실종… 유가 부담


삼성전자와 LG전자 TV 사업부문 직원들은 지금 누구 할 것 없이 초비상이다. 동계올림픽에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그리고 월드컵까지 쏟아지는 스포츠 빅 이벤트의 수혜를 기대했는데, 지금까지 판매가 늘어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양 사는 ‘칩플레이션’(칩+인플레이션) 압박에 더해 중동 전쟁까지 터지면서 초비상이다. 물류비와 원재룟값 상승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데, 가격까지 올리면 그나마 있는 수요 마저 줄어들 판이다.

중동 사태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사적인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비상대응체제에 들어갔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특히 가전사업부문은 손익분기점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가전·TV 사업을 담당하는 DA·VD사업부의 영업손익은 적자 전망까지 나온다.

현대차증권은 올 1분기 VD(TV)사업부에 대해 770억원, BNK증권은 1350억원의 영업손실 전망을 각각 내놨다. 다올투자증권은 DA(가전)·VD를 합쳐 올 1분기 2830억원 영업손실, 연간으로는 1700억원 적자 전망을 내놨다.

삼성전자 DA·VD사업부는 작년 2000원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024년의 경우 1조7000억원의 영업흑자를 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메모리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최근 출시한 ‘갤럭시 S26 시리즈’의 가격을 인상했다. MX사업부는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써내며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에 더해 최근의 중동 전쟁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MX사업부가 메모리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 가중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작년 12조9000억원에서 올해는 5조원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률 역시 같은 기간 10%에서 3~4%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칩플레이션 등에 따른 비용 압박이 가장 큰 요인이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원재료 구매 금액은 2023년 100조548억원에서 지난해엔 113조67억원으로 2년새 12.9% 늘었다. 지난해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급등한 것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LG전자의 경우 가전·TV 사업 부진 여파에 작년 영업이익이 2조4784억원으로 전년보다 27.5% 감소했다. 특히 TV 사업을 맡고 있는 MS사업본부는 지난해 연간 7509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희망퇴직까지 단행했다.

이런 가운데 양사는 가전·TV 사업군에서 올해도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를 포함한 주요 부품 가격 상승에 수요 위축까지 더해지면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중동 사태로 인한 물류비 압박이 더해진 것도 올해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회로를 활용할 경우 해상 운임이 지금보다 50~80% 상승하고, 운송도 거의 한 달 가까이 지연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국제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해상은 물론 항공 운임도 오름세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이후 보름이 지났지만 호르무즈 해협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치솟는 국제유가로 인해 상반기 사업 계획을 다시 짜야 할 판이다.

마케팅을 강화하기도 모호하다.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중동 사태에 주목하는 가운데, 대대적인 판매 전략을 내세우기엔 시장 분위기가 너무 침체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당장 오는 6월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이 제대로 열릴 수 있을지부터 불투명하다.

이미 중동 사업은 이달 들어 ‘올스톱’ 된 상태다. 양사는 현지 임직원들을 대피시킨 가운데, 영업도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각각 전자제품 판매 법인을 두고 있다. 이집트 중부 베니수에프주 지역에서 TV와 모니터, 태블릿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에는 연구개발(R&D) 센터를 두고 있다.

LG전자는 중아(중동·아프리카) 지역 본사가 두바이에 있으며, 사우디 리야드에는 중아지역 기업 간 거래(B2B) 헤드쿼터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 법인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하기 위해 물류 대체 경로를 검토하고, 거래선과 수요 영향을 점검하고 있다”며 “일단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이상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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