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특허 소송 이의제기 무력화 시도 우려…첨단산업과 국가안보도 저해”

김유진 기자 2026. 3. 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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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미 특허 소송 전문꾼들 ‘표적’되고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국 특허권 보호를 명목으로 추진 중인 정책 변화가 특허 전문업체들의 소송 남발로 이어질 뿐 아니라 미국 첨단산업 재건과 국가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최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호황을 누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도 ‘특허 괴물’로 불리는 소송 전문업체들의 표적이 되는 추세다.

보수 성향 미 싱크탱크 잭 켐프 재단의 아이크 브래넌 선임 연구원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워싱턴타임즈 기고문에서 미 상무부가 특허무효심판(IPR) 개시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내용의 정책 수정안을 마련한 것과 관련해 “핵심 안전장치를 무너뜨리려는 위협”이라며 “IPR 약화는 실제 제조기업들의 희생을 대가로 특허 괴물(patent trolls)과 소송 투자자들에게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IPR은 특허 소송 남발을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피소 기업들은 이를 방어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그런데 ‘친특허권’ 기조를 내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 특허상표청(USTPO) 청장의 재량에 따른 IPR 신청 기각이 잇따르면서 ‘특허 괴물’로 불리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들의 소송 남발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NPE 소송 제기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핵심 반도체 제품을 상대로 집중되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계 NPE 넷리스트는 삼성전자의 HBM과 DDR5 등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했고,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조사에 착수한 데 이어 SK하이닉스에도 정보 공개를 요구했다. 또 다른 미국계 NPE 모노리식3D도 최근 SK하이닉스를 상대로 특허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ITC에 SK하이닉스의 HBM·낸드플래시의 미국 수입을 금지해달라는 소를 제기한 상태다.

브래넌 연구원은 IPR 절차 약화 시 트럼프 행정부의 제조업 재건 정책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특히 반도체 제조시설, 첨단 소재 공장, 바이오 제조 허브를 거론하며 거액의 초기 투자가 필요한 이들 부문의 투자자들은 소송에 노출될 가능성이나 지적재산권(IP) 지속성을 따지게 되는데 IPR 절차 약화가 투자의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특허 소송 자금을 헤지펀드나 투기적 벤처기업 등 제3자가 조달하는 과정에서 중국 등 외국 자본이 참여할 경우 안보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 행위자들이 투자 사실을 숨기면서 미국 국가방위 역량에 핵심적인 기업들에 해를 끼치는 소송에 가담할 수 있다”며 “중국과의 전략경쟁 시대에 외국 자본이 미국 법체계를 악용할 수 있는 재정 구조를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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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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