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 강화 후폭풍…오피스텔 전세 줄고 월세 가속

김선호 기자 2026. 3. 15. 16:23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삼성동 일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김선호 기자)

전세사기 예방을 명분으로 전세보증보험 가입 요건이 강화되면서 오피스텔 임대시장에서 월세 전환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보증 한도 산정 방식이 실제 시세보다 보수적으로 적용되면서 전세 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국토교통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제도는 2023년 들어 단계적으로 강화됐다. 정부는 같은 해 1월 보증 가입 시 적용되는 주택가격 산정 비율을 공시가격 150%에서 140%로 낮췄고, 5월에는 담보인정비율(LTV)을 기존 100%에서 90%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전세보증 한도는 기존 공시가격 기준 약 150% 수준에서 약 126% 수준으로 축소됐다.

HUG는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위한 오피스텔 가격 산정 시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테크’ 시세나 KB 시세를 우선 적용한다. 두 곳 모두 시세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에만 국세청 홈택스 기준시가가 적용된다.

문제는 오피스텔의 경우 소규모 단지가 많고 거래 사례가 제한적이어서 부동산테크나 KB 시세가 공개되지 않은 단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이 경우 기준시가가 적용되면서 실제 시장가격보다 낮은 주택 가격이 산정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최근에는 소형 오피스텔 가격 하락까지 겹치면서 임대인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세사기 여파와 비아파트 기피 현상이 이어지면서 전국적으로 소형 오피스텔 매매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가격이 하락할수록 보증보험 가입을 위한 주택가격 산정 기준 역시 낮아지기 때문에 실제 보증 한도가 더욱 줄어드는 구조다.

전세가율 차이도 규제 체감도를 크게 가른다. 통상 아파트 전세가율은 60~65% 수준이어서 강화된 보증 한도 내에서도 가입에 큰 무리가 없다. 반면 오피스텔은 전세가율이 80~90% 수준까지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 126% 룰을 적용하더라도 실제 전세금을 크게 밑도는 보증 한도가 산출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특히 등록 임대사업자의 경우 오피스텔 가격의 120%까지만 인정받고 여기에 담보인정비율(LTV) 90%가 적용되면서 결과적으로 약 108% 수준까지만 전세보증이 가능하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차이가 전세 계약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 화성에서 오피스텔을 임대하고 있는 임대사업자 A씨의 경우 실제 전세 시세는 약 1억3000만원 수준이지만 시세 조회가 되지 않아 기준시가 8600만원이 적용됐다. 이에 따라 HUG가 인정하는 최대 보증 한도는 약 9300만원으로 제한됐다.

A씨는 “1억3000만원 전세를 규제에 맞춰 9000만원대로 낮추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결국 차액을 월세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실제 임대차 시장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HUG 연구진이 학술지 ‘주택도시금융연구’에 발표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제도 변화가 주택 임대차시장 구조에 미친 영향’ 보고서는 2023년 1월 제도 변화 전후 약 2.5년 동안의 임대차 실거래 자료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기존 47%에서 55.75%로 8.7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립·다세대·오피스텔·단독·다가구 등 비아파트 시장에서는 월세계약 비율이 모든 주택 유형에서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보증 범위 축소를 지목했다. 전세보증 한도가 줄어들면서 보증 한도를 초과하는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는 계약 구조가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김선호 기자 okcomputer@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