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놓으면 빨리 늙는다" 7억 버리며 만든 세계적인 호텔

2026. 3. 1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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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명 희앤썬 회장 인터뷰
건설맨 출신 호텔 오너 20년
AC 강남 개관 4주년 맞이해
경남 사천 남일대 리조트 추진

"사람은 꿈을 놓으면 빨리 늙더라."

건설 현장에서 30년 넘게 흙먼지를 맞으며 뼈 굵은 사람이 호텔을 짓겠다고 나섰다. 2003년, 우연히 읽은 기사 한 줄이 계기였다. "한국은 재벌들이 5성 호텔만 지으니 중저가가 없어 관광객이 아우성이라는 거다. 집 짓는 건 자신 있으니까 호텔 해볼 만하겠다 싶었다."

건축 전공에 경영학 석사, 극동건설 최연소 현장 소장 출신 우희명 회장(75)은 2007년 희앤썬을 세웠다. 서울 역삼역 옛 한불화장품 건물이 매일경제신문에 매물로 나온 것을 매입해 2012년 국내 최초 아코르 브랜드인 머큐어 앰배서더 강남 쏘도베를 열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2년, 9년 만에 전면 개보수해 AC 호텔 바이 메리어트 서울 강남으로 재탄생시켰다. 올해 개관 4주년인 AC 강남은 외국인 점유율 90%, 루프톱 바 '클라우드'는 투어스캐너 선정 세계 최고 루프톱 바 50에 이름을 올렸다. 라운지에서 우희명 희앤썬 회장을 만났다.

많은 호텔이 운영을 축소하던 당시 우 회장은 브랜드 전환, 하드웨어 개선,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동시에 밀어붙였다. 그는 "시장이 위축됐을 때 신규 전략을 실행하고 위기를 피하기보다 다음 성장 기반을 만드는 게 기업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AC 강남은 국내 1호 AC 호텔로 1000만 도시 서울에서 예약하기 어려운 호텔 중 하나가 됐다. 특히 프라이빗 풀 객실 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다.

누구나 편하게 쉴 수 있는 호텔, 그 철학을 위해 7억원도 포기했다. 서울 호텔 단체 관광객은 통상 객실의 15~20%를 채우지만 로비가 북적이면 다른 고객 만족도가 떨어진다. 우 회장은 단체를 일절 받지 않았다. "받으면 한 달 6000만원, 1년이면 7억원인데 그거 안 벌겠다 했다."

호텔운영전문기업 희앤썬이 운영하는 호텔은 세 곳이다. 메리어트 목시 서울 인사동은 댄스 버스킹을 여는 젊은 브랜드, AC 강남은 테헤란로 다국적기업 투숙객을 위해 로비 라운지를 업무 공간으로 꾸민 모던 유러피안 스타일이다. 작년 6월엔 장기 투숙객을 위한 AC 팰리스 호텔&레지던스 서울 강남도 개관했다.

희앤썬 사명은 우희명 회장과 부인 구영선 이사 이름에서 따왔다. 모토는 가족 친화 기업. 전 직원 정규직에 출산 장려금 100만원은 2012년부터 지급했다. 우 회장이 직접 채용면접을 보는데 성적표나 토익 점수는 묻지 않는다. 인성이 제일이라서다.

우 회장은 직원들과 점심을 하며 격의 없이 얘기를 나눈다. "직원들에게 느끼는 건 고마움이다. 어머니는 늘 '돈이 아니라 사람 대하는 방식이 그 사람을 보여준다'고 말하셨다. 그 말씀을 잊지 않고 있다."

강남구 독거 어르신 초청 식사 행사는 13년째 하고 있다. 국내외 15개 단체에 후원은 호텔이 어렵던 시기에도 끊지 않았다. 2024년 강남구민의 상 모범 경제인상, 작년엔 대한적십자사 인도주의 활동 공로로 서울시장 표창을 받았다. 대한적십자사에서 '씀씀이가 바른 기업', 사랑의열매에서 '착한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지속가능한 경영에도 앞장섰다. 최근 글로벌 친환경 호텔 인증 그린키를 획득하고 비건 가구, 옥수숫대 칫솔, 자연 분해 플라스틱 생수병 등 친환경 어메니티도 도입했다.

올해는 전략적 전환점이다. 30억~40억원을 투자해 엘리베이터 공사를 진행하고 중앙 공조는 개별 냉난방으로 교체했다. 재즈 공연, 계절별 식음 프로모션, 굿즈 개발 등 콘텐츠 중심 운영도 강화한다. AC 키친은 해외 셰프 초청과 셰프들의 유럽·동남아시아 방문 교류를 이어가며 K푸드도 알리고 있다. 태국 셰프 초청 때는 태국 대사가 직접 감사장을 전달했다.

꼭 이루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 경남 사천 남일대 해수욕장에 최고급 호텔&리조트를 짓는 것. 신라시대 대학자 최치원이 '남녘에서 가장 빼어난 경치'라 감탄했다는 곳으로 3년 전 5만 9504㎡(약 1만 8000평)용지를 인수해 세계적 건축설계사무소 UN스튜디오에 설계를 맡겼다.

모든 객실이 오션뷰인 글로벌 럭셔리 빌라와 호텔로 구상 중이며 보양 온천에 K한방 콘셉트를 접목하고 인근 사찰과 연계한 명상 프로그램도 협의 중이다. 2030년 개장 예정이다. 내년이면 희앤썬 설립 20주년. 목표를 묻자 우 회장은 "건강하고 가족 친화 기업으로 굳건한 것"이라며 "사천은 꼭 성공적으로 끝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우 회장은 시종일관 활기가 넘쳤다. 건강 비결을 묻자 매일하는 수영과 골프를 꼽았다. 출근 후 가장 먼저 고객 리뷰를 확인하는 것 역시 오랜 습관이다. "머무는 이유가 있는 호텔, 고객이 다시 오고 싶어하는 호텔이 목표"라며 75세 호텔 오너의 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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