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심위가 '김어준의 뉴스공장' 심의해선 안 되는 이유

박재령 기자 2026. 3. 1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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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뉴스공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정기간행물 등록관리시스템에 '인터넷신문'으로 등록된 정식 언론사다.

지난 11일 국회 법사위에서 국민의힘이 뉴스공장에 대한 당국 대응을 묻자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위원장은 "방송 내용 관련은 방미심위 심의 사항"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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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터넷신문 심의할 수 없는 방미심위
심의한다면 뉴스타파 차단하려 했던 尹과 같은 꼴
언론통제 수단으로 쓰인 '심의제도' 구분 명확해야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채널 중 '정준희의 논'에 출연한 김어준씨.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뉴스공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정기간행물 등록관리시스템에 '인터넷신문'으로 등록된 정식 언론사다. 언론중재법의 적용을 받으며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 정정·반론보도 조정 대상이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전 방심위)는 '인터넷신문'을 심의할 수 없다. 인터넷상의 불법·유해 콘텐츠를 심의할 수는 있으나 기사와 같은 언론사 콘텐츠는 심의 대상이 아니다. 지상파·종합편성채널 등 방송의 보도·시사 프로그램만 심의하고 제재할 수 있다. '뉴스공장' 역시 심의할 수 없다는 얘기다.

방미심위가 '뉴스공장'을 심의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우선 심의 범위가 무한정 넓어진다. 신문부터 방송까지 모든 언론사 매체는 인터넷에 기사를 올린다. '인터넷신문'을 방미심위가 심의한다는 이야기는 사실상 모든 매체의 기사를 방미심위가 하나하나 심의 후 삭제·차단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보도 피해 당사자가 언론사 기사에 정정·반론보도 신청을 하는 것과 심의 당국이 자체 판단 아래 기사에 시정요구를 의결하는 건 차원이 다른 얘기다.

그 무서운 일을 윤석열 정부 방심위가 시도했다. 뉴스타파 '김만배 녹취록'을 인용 보도한 방송사들에 법정제재를 의결하는 걸 넘어 뉴스타파 원 보도 자체를 차단·삭제하려고 했다. 보도가 사회 혼란을 야기한다며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 '가짜뉴스 심의 중'이라고 표기하거나 기사를 삭제·차단하라고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법적 근거가 없다는 반발이 안팎에서 거세져 실제 의결까지 하지는 못했지만 기사 삭제를 규제 당국이 시도한 초유의 사태였다.

▲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류희림 체제 방심위가 포털에 보냈던 공문. 자료=이정문 의원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13일 뉴스공장에서 불거진 '공소취소 거래설'을 놓고 “방미심위에서 조사가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가 뉴스공장은 방미심위가 아닌 “언론중재법 중재 대상”이라고 번복했다.

이를 단순히 홍 수석의 착각이 빚어낸 해프닝으로 볼 수 있을까. 불안한 징조는 계속된다. 지난 11일 국회 법사위에서 국민의힘이 뉴스공장에 대한 당국 대응을 묻자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위원장은 “방송 내용 관련은 방미심위 심의 사항”이라고 답했다. 여야 6대3 구조로 구성되는 방미심위는 대통령이 위원을 추천·위촉할 수 있다.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기구가 대통령과 관련된 기사를 심의할 수 있다고 답한 셈이다. 지난 12일 방미심위는 이재명 대통령 추천 고광헌 위원을 1기 방미심위원장으로 호선했다.

형식상 '민간 독립기구'를 유지하고 있는 방미심위는 이재명 정부에서 행정기구로서의 성격이 명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9월 공포된 방미통위 설치법에 따라 민간인이던 방미심위원장 신분이 정무직 공무원이 됐고 지난해 12월엔 2008년 기구 출범 이후 첫 대통령 업무보고까지 마쳤다.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 수준의 '언론장악'을 반복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악용했던 심의 제도의 허점이 그대로 남아 있고, 허위조작정보 개념 도입 등 현 정부에서 나타난 변화가 제도의 악용 소지를 더 키웠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심의 제도를 '칼'로 쓰는 정권이 들어섰을 때 그 책임을 현 정부 사람들이 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피해는 결국 언론계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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