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란을 공격한 트럼프 속셈과 기사회생한 푸틴

트럼프 정부가 이란을 공격한지 벌써 2주일이 넘었다. 트럼프가 호언장담했던 전쟁 초반 상황과는 달리 전쟁 흐름이 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개발을 포기시킨다는 명분으로 전쟁을 시작했으며, 지난 2월 28일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폭격에도 불구하고, 거세게 항전하고 있다. 하메네이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최고 지도자 지위를 승계받아 대물림 신정체제를 시작했다.
이란의 이슬람 혁명수비대는 세계 원유 수송의 해상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중동지역에 있는 미군기지와 이웃 중동국가들의 담수·석유·상업시설 등을 드론·미사일로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 일명 ‘미치광이 작전’(Madman Operation)이라고 한다.
이란은 배럴 당 유가를 200달러까지 올려 국제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가겠다는 심산으로, ‘벼랑 끝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 ‘함께 죽자’는 물귀신 작전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기전도 갈 수 있다”고 했는데, 갑자기 말을 바꾸어 종전을 언급하고 있다. 속셈이 무엇인지 종잡을 수 없다.
트럼프는 유가가 치솟자 푸틴 대통령과 통화한 이후 러시아산 원유 제재를 완화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코너에 몰렸던 푸틴은 이 기회를 낚아채고 트럼프에 “이란과의 휴전을 중재하겠다”고 나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을 중재했는데, 이젠 입장이 뒤바뀌었다.
강대국의 국제정치 문법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러시아는 이란 전쟁의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 푸틴은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지지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절호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기사회생하는 모양새다.
트럼프가 이란 공격으로 얻는 손익계산서를 살펴보자.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이해타산이 빠른 정치인이다.
첫째, 트럼프 대통령은 ‘힘의 외교’를 대외정책 기조로 삼아 군사력을 동원하여 목적을 달성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란 전쟁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이란에 뼈아픈 역사가 있다. 1979년 주이란 미 대사관 직원들이 인질로 잡혔으며, 구출 작전도 실패하여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였다. 이에 대한 보복이다. 오는 11월에 실시되는 중간 선거에서 국내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할 것이다.
둘째,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견제하는 의도이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이 집권한 이후 중동과 중남미까지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란은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BRICS) 회원이며, 중국은 이란 원유를 싼 가격으로 수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이란 등 친중 국가들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이란에서 정권교체를 통해 친미정권을 수립하고 중동에서 중국·러시아의 손발을 묶어버리려는 속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생각대로 되지 않고 있다.
셋째, 트럼프는 중동 평화를 추진하기 위해 ‘아브라함 협정’을 추진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들이 이 협정에 가입해 이스라엘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 걸림돌이 이란이다. 이란은 중동 시아파의 종주국으로 반이스라엘 세력인 헤즈볼라·후티·하마스를 후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을 통해서 적대적 세력의 근원을 제거하고자 한다.
넷째, 트럼프는 손해 보는 일은 안 하는 성향이다. 미국은 과거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시작하여 큰 대가를 치른 쓰라린 교훈이 있다. 트럼프 정부가 지상군 투입에 주저하는 이유이다. 이란의 저항이 거세져, 그 파장이 국제유가에 악영향을 미치자 서둘러 이란에서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인다.
미국·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돼 국제유가를 치솟게 하는 등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지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는 전쟁 동향을 시시각각으로 점검하여 국내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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